도수치료 가격이 다음 달부터 4만대로 고정되고, 연간 이용 횟수도 최대 24회로 제한된다. 사진·ChatGPT 생성
병원마다 10만~30만원대까지 편차가 컸던 도수치료 가격이 다음 달부터 약 4만4000원으로 고정되고, 연간 이용 횟수도 최대 24회로 제한된다.
보건복지부는 4일 2026년 제10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이 같이 의결했다. 이날 건정심에서는 도수치료를 관리급여 항목으로 확정했다. 관리급여는 과잉 진료 우려가 큰 비급여 항목에 대해 정부가 가격과 이용 기준을 정해 관리하는 제도다. 진료비의 5%는 건강보험 재정에서 부담하고, 나머지 95%는 환자가 부담한다.
도수치료 수가는 1회(30분)에 4만3850원으로 결정됐다.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의 평균 도수치료 가격인 약 11만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현재는 횟수 제한 없이 시행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주 2회 이내, 연간 15회까지만 인정된다. 다만 수술이나 골절로 인한 관절 구축 등 의학적 필요성이 높다고 의사가 판단한 경우에 한해 연간 최대 24회까지 받을 수 있다.
도수치료 전에 기본 물리치료나 단순 재활치료를 우선 시행해야 하며, 도수치료를 실시한 경우 진료 내용과 치료 효과를 의무적으로 기록하도록 시행 요건도 강화됐다.
관리급여는 2024년 복지부가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비급여 관리대책을 발표하면서 도입하겠다고 예고했던 제도다. 도수치료·체외충격파치료·신경성형술 같은 일부 비급여 항목의 경우 치료 효과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이용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특히 실손보험 청구를 위해 급여·비급여 진료를 함께 받는 혼합진료가 늘면서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커진다고 보고 있다.
의사단체는 관리급여 제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해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를 통해 도수치료, 방사선온열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등을 관리급여 우선 검토 대상으로 선정했지만 의료계 반발로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실손보험사의 이익만 대변하는 관리급여 강행을 거부한다”며 “국민의 치료 선택권과 의료 접근성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의료현장의 지속가능성을 흔들 수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관리급여는 일부 비급여 항목의 과잉 진료 문제를 해소하고 의료적 필요도에 기반한 적정 진료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도수치료를 시작으로 비급여 관리체계를 단계적으로 강화해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건정심에서는 질환별로 운영되던 재택의료 시범사업도 통합하기로 했다. 현재 당뇨병, 가정용 인공호흡기 사용 환자, 심장질환, 결핵, 암 장루·요루 환자, 재활환자 등 7개 질환을 대상으로 각각 운영 중인 재택의료 시범사업은 질환별로 수가 산정 기준과 본인부담률이 달라 복잡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앞으로는 이를 ‘질환별 재택관리 시범사업’으로 통합해 수가 체계와 서비스 기준을 일원화하고, 교육·상담 서비스 제공 횟수도 확대하기로 했다.
농어촌 보건진료 수가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최근 공중보건의사 감소로 농어촌 보건지소의 의료 공백이 커지면서 정부는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의 역할을 확대하기로 했다. 앞으로 통합형 보건지소에서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이 진료를 제공할 경우 보건진료소와 동일한 수가를 적용하고, 의사와 비대면 협진을 한 경우에는 협진 의료기관에 자문료를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