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가 과반노조 지위를 상실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전체 조합원 수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5만8270명이다.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 기준 12만8881명으로,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그 절반인 6만4440명을 6000명가량 밑돌아 과반노조 지위를 잃게 됐다.
초기업노조는 임금 교섭 초기 조합원 수가 7만6000명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지난 20일 성과급 잠정합의안 타결을 기점으로 조합원이 빠르게 이탈했다. 지난달 27일에 7만명 선이 무너진 데 이어 일주일 만에 1만명 넘게 추가 탈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4월 중순 고용노동부로부터 과반 노조 및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얻었지만, 약 한 달 반 만에 과반노조 지위를 내려놓고 근로자 대표로서의 독점 지위도 상실했다.
초기업노조는 과반노조 지위 상실로 내년 임금·단체협상에서 올해만큼 주도권을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반노조는 노조위원장이 근로자위원을 직접 지명해 노사협의회를 주도할 수 있는데, 이 권한도 사라지면서 법적 정당성도 약화했다.
성과급 잠정합의안에 반발한 DX(비반도체) 직원들과 DS(반도체) 부문 내 비메모리 직원들이 초기업노조를 대거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 잠정합의안을 보면 올해 영업이익 300조원 기준 DS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은 자사주로 약 5억5000만원 등 총 6억원의 성과급을 받지만, DX 부문 직원들은 600만원의 자사주만 받을 가능성이 크다. 비메모리 사업부도 1인당 받을 수 있는 성과급이 최대 1억6000만원이다.
이탈자들은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3대 노조인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으로 옮겨가고 있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지난달 20일 1만6000명에서 2만968명으로 늘었다. 동행노조는 협상 타결 직후 2600명대에서 이날 2만1015명으로 늘었다.
초기업노조는 향후 DS부문과 DX 부문 집행부를 분리해 ‘투트랙 교섭’을 추진하고, 오는 17일 위원장 재신임 투표를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