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
매슈 버제스 글·카티아 친 그림 | 김지은 옮김
신나는원숭이 | 52쪽 | 1만8500원
오후 4시에 친구가 온다면 3시부터 행복해질 거라고 하듯, 어떤 행복은 기다리던 때가 오기 전부터 시작된다. 불꽃놀이가 열리는 날 아이들은 아침에 눈뜨는 순간부터 들뜬다. 아직 밤하늘에 불꽃 하나 피지 않았는데도 마음속은 이미 축제다.
불꽃놀이가 열리는 어느 여름날, 자매는 할머니가 차려준 밥을 먹고 집을 나선다. 도시를 물들인 햇빛은 곧 후텁지근한 공기를 만들지만 언니와 동생은 소화전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 사이를 신나게 뛰어다닌다. 공원에 울려 퍼지는 색소폰 연주에 맞춰 몸을 흔들고, 달콤한 수박을 베어 물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작가 매슈 버제스는 축제로 물든 아이들의 하루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카티아 친은 이 순간들을 강렬한 색채로 그려냈다. 말간 아침 햇살, 뜨겁게 달궈진 거리, 시원하게 튀는 물방울, 지는 해의 붉은색이 페이지마다 생생하게 살아 있다. 노을이 빌딩 사이로 스며들고 저녁이 가까워질수록 삽화는 더욱 깊은 색을 머금는다.
마침내 아이들은 옥상으로 올라간다. 두근거리는 기다림 끝에 긴 꼬리를 매단 빛 한 줄기가 하늘을 가르며 첫 불꽃을 터뜨린다. “팡!” 책장을 넘겨 접힌 페이지를 위로 펼치는 순간, 밤하늘을 가득 채운 불꽃이 눈앞에서 쏟아진다. 붉은빛과 푸른빛이 폭발하듯 번져 나가고, 그 아래 선 아이들의 몸은 금빛으로 물든다. 이내 불꽃은 사라지지만 설렘까지 함께 꺼지지는 않는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독자의 마음에도 그날의 햇살과 물방울, 수박의 단맛이 천천히 남는다.
우리는 종종 행복을 찾겠다며 밤하늘에 수놓아질 불꽃만을 좇는다. 하지만 그 순간을 고대하며 보낸 하루 역시 반짝인다는 사실을 잊지말자. 행복은 가장 찬란한 장면보다 그곳에 이르기까지의 여정 속에 더 오래 머무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