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대 8’에서 ‘10 대 6’으로 재편
‘혁신학교’ 등 진영의 대결보다
AI 교육 의제 등이 전면으로
교육감협 공동 전선 동력 확보
재정 축소 등 논의 본격화 땐
‘공공성’ 내세워 연대 나설 수도
6·3 전국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들이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0곳에서 승리했다. 기존 진보 9곳, 보수 8곳의 팽팽한 구도가 무너졌다. 교육계에서는 향후 교육 복지와 학생 정신건강, 인공지능(AI) 교육, 교권 보호 정책 등 현장 중심 의제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한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는 서울(정근식), 부산(김석준), 인천(도성훈), 경기(안민석), 강원(강삼영), 울산(조용식), 충남(이병도), 전북(천호성), 전남광주(김대중), 제주(고의숙) 등 10곳에서 승리했다. 보수 성향 후보는 대구(강은희), 대전(오석진), 세종(강미애), 충북(윤건영), 경북(임종식), 경남(권순기) 등 6곳에서 당선됐다.
2018년 선거에서는 진보 성향 교육감이 14명 당선되며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가 열렸는데 2022년에는 진영 간 격차가 크게 줄었다. 이번에는 경기·강원·제주에서 진보 교육감이 새로 선출돼 진보 우위 구도가 확대됐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결과를 과거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의 부활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와 같이 학생인권조례와 혁신학교 확대를 둘러싼 진영 대결보다 기초학력, 학생 정신건강, 교권 보호, AI 교육 등 현장 중심 의제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진보·보수 간 정책 차이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향후 교육 정책도 선거에서 주목받았던 의제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근식 당선인은 이날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초학력과 마음건강, 교권 보호와 미래교육, 교육격차 해소까지 어느 것 하나 가볍게 볼 수 없는 과제들”이라고 말했다.
학생 정신건강은 진보 교육감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분야다. 최근 청소년 우울감 증가와 학생 자살 문제가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상담·치유 체계 강화와 정서 지원 확대가 주요 정책 과제로 부상했다. AI 교육 역시 디지털 전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힌다. 안민석 당선인도 AI 교육체제 구축과 문해력·문화예술·체육을 결합한 전인교육 모델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교권 보호도 주요 의제다. 교권 침해 문제가 교육계 전반의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진보 교육감들 역시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와 학교 구성원 간 신뢰 회복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정 당선인은 다음주 중 현장체험학습 활성화를 위한 법률 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인천·경기 당선인들과 함께 열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역시 진보 성향 중심으로 재편된다. 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수는 “교육재정 축소나 교육감 직선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진보 교육감들이 교육의 공공성을 내세워 공동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논평에서 “입시 위주의 무한 경쟁 교육을 지양하고 교육의 공공성을 회복하라는 시대적 요구”라며 교육감 당선인들에게 기초학력·학생 정서 지원 강화, AI 교육의 내실화를 주문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감 당선인들은 정파나 지지 세력의 논리에 갇혀 교직사회를 이념의 시험대로 삼는 우를 범하지 말고 실효성 있는 교권 보호 장치 마련과 교육 본질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