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기쁨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4일 서울 종로구 선거캠프에서 꽃다발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zenism@kyunghyang.com
패배 예상 속 강남 3구·한강벨트 몰표…사상 첫 ‘5선 서울시장’
장동혁 지도부의 강성 노선과 거리두기…중도층 소구력 입증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추진할 듯…“지난 5년보다 더 큰 변화를”
6·3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당선됐다. 오 당선인은 개표 막판까지 이어진 초접전 끝에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이기며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이 됐다. 이른바 ‘명픽’(이재명 대통령의 선택)인 정 후보를 꺾고 당선되면서 보수진영 내에서 차기 대선 주자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당선인은 4일 당선이 확정되자 선거사무소에서 “시민 여러분께서 대한민국이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지지 않도록 서울을 민주주의의 마지막 안전판으로 남겨주셨다”며 “지난 5년보다 더 큰 변화와 더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오 당선인은 치열한 접전 끝에 역전승을 이뤄냈다. 전날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51.4%를 기록하며 46.0%인 오 시장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 오 당선인의 패배가 예상됐다. 그러나 개표율 93%를 넘긴 이날 오전 7시20분쯤 처음으로 정 후보를 앞선 후 오전 9시30분쯤 접전 끝에 당선을 확정했다.
오 당선인의 승리에는 강남 3구와 한강벨트 지역의 표심이 결정적이었다. 오 당선인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15곳에서 정 후보에게 밀렸지만 강남·서초·송파 세 곳을 합쳐 정 후보보다 20만표 이상을 확보하며 격차를 벌렸다. 용산·강동·영등포 등에서도 각각 1만9164표, 1만462표, 8190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오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최근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며 부동산 규제 완화, 재개발·재건축 공약을 내세웠다. 이러한 전략이 강남 3구·한강벨트 지역의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대야소의 상황에서 지방정부까지 여당이 장악하는 것에 대한 견제 심리와 오 당선인의 현역 프리미엄도 승리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 당선인이 강성 노선인 장동혁 국민의힘 지도부와 별도의 선대위를 꾸리는 등 당과 거리 두기를 하며 중도 보수·중도층 유권자의 표심을 얻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승리를 통해 오 당선인이 보수진영의 유력 대선 주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내란 심판 등 불리한 구도에서 득표력을 입증한 데다 강성 노선인 당 지도부를 향해 개혁을 요구하며 이룬 승리인 만큼 중도층에 대한 소구력도 입증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이 서울시의원 선거에서 전체 118석 가운데 81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고 서울 25개 자치구청장 구도는 민주당 17곳, 국민의힘 8곳으로 재편되면서 오 당선인의 시정 추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 정책은 시의회 예산·조례 심의뿐 아니라 자치구와 협력할 수 있어야 집행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예산안 심의와 조례 제·개정, 조직 개편 과정에서 민주당의 공세를 어떻게 넘을지가 과제로 보인다.
오 당선인은 2000년 총선에서 서울 강남을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2006년에는 최연소로 서울시장에 당선됐고 2010년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2011년 자신의 직을 건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되면서 시장직에서 사퇴했다.
이후 2016년 총선과 2020년 총선에 출마했으나 모두 낙선했다가 2021년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으로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며 복귀에 성공했다. 이후 2022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고 이번 당선으로 최초의 5선 서울시장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