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이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지난 4월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강제노동 대응 미흡을 이유로 한국 등에 추가 관세를 예고한 가운데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기존 무역합의에서 정한 관세 상한은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리어 대표는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급 회의에서 취재진과 만나 “합의는 합의라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며 “유럽연합(EU), 일본 등과 체결한 기존 무역합의에서의 관세 상한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EU와 지난해 7월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체결한 무역합의를 언급하며 미국은 관세를 “일정 수준까지만” 부과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언은 USTR이 지난 2일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60개국에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뒤 나왔다. 한국과 일본 등에는 최대 12.5%, EU에는 최대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USTR은 강제노동 생산품의 수입을 차단하기 위한 법·제도와 집행 체계를 충분히 갖추지 못한 점을 문제 삼았다.
301조에 따른 추가 관세가 더해질 경우 한국과 일본, EU 등에 적용되는 실질 관세율이 기존 무역합의에서 정한 15%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합의에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관세율을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EU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제시해 15% 관세에 합의했다.
이날 OECD 회의에서 그리어 대표와 만난 마로스 셰프코비치 EU 무역대표는 “양측 모두 ‘합의는 합의’라는 데 동의했다”며 15% 관세율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화 판결 이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교역 상대국에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다만 122조에 따른 관세는 최장 150일까지만 적용할 수 있어, 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7월 이전 301조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새로운 관세 체계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301조는 미국 무역에 부담·제한을 가하는 외국 정부의 차별적이고 불합리한 관행에 대응해 미국 대통령이 상한 없는 관세 부과, 수입 쿼터 등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