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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아이, 병원 갔더니 깜짝 놀랄 의사 처방? “식후 게임 25분 하세요”

입력 2026.06.05 10:52

수정 2026.06.0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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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약사, 아동용 게임형 치료 앱 출시

의료기기 승인···건강보험 적용받은 첫 사례

‘문제’로 인식되던 게임, 역으로 치료 수단 활용

스마트폰 이미지. 프리픽

스마트폰 이미지. 프리픽

“게임 좀 그만 해.” 아마 지금의 부모 세대가 어린 시절 가장 많이 들었던 말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게임은 늘 공부의 적이었다. 성적을 떨어뜨리고,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고, 아이를 현실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존재로 여겨졌다. 부모와 자녀가 가장 자주 충돌하는 주제 중 하나도 게임이었다.

그런데 이제 의사가 아이에게 게임을 처방하는 시대가 왔다. 일본 제약회사 시오노기제약은 5일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아동을 위한 게임형 치료 앱 ‘엔데버라이드(ENDEAVORRIDE)’를 출시했다. 일본에서 18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은 첫 게임형 디지털 치료제다. 의사가 처방 코드를 발급하면 보호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앱을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단순한 오락용 게임이 아니라 의료기기로 승인받은 치료 수단이다.

사실 이 게임은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원형은 미국 디지털 치료제 기업 아킬리가 개발한 ‘엔데버Rx’다. 이 게임은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며 세계 최초의 처방형 비디오게임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미국 FDA는 600명 이상 ADHD 아동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를 검토한 뒤 의료기기로 허가했다.

게임 방식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아이는 화면 속 탈것을 조종하면서 장애물을 피해야 한다. 동시에 특정 색깔의 목표물을 찾아 터치해야 한다. 한마디로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개발사는 이러한 ‘이중 과제 수행’이 ADHD 환자에게 상대적으로 기능 저하가 나타나는 전전두엽을 자극하도록 고안됐다고 설명한다.

물론 게임이 ADHD를 완치한다는 뜻은 아니다. FDA 역시 엔데버Rx를 약물치료나 행동치료를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기존 치료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보조 치료법으로 승인했다.

그럼에도 이 소식이 흥미로운 이유는 따로 있다. 오랫동안 게임은 ‘문제’로 인식돼왔다. 게임 중독, 게임 과몰입, 게임 장애 논쟁은 수십 년 동안 이어졌다. 특히 ADHD를 가진 아이들의 경우 “게임 때문에 집중력이 더 나빠진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그런 걱정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ADHD 환자 커뮤니티에서도 게임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경험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의학은 전혀 다른 질문을 던졌다. “게임이 문제라면, 그 게임의 원리를 치료에 활용할 수는 없을까?” 독으로 독을 치료한다는 발상은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천연두 백신은 바이러스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막았다. 보툴리눔 독소는 치명적인 독극물이지만 오늘날에는 근육질환과 미용 시술에 사용된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몇 시간씩 게임에 몰입하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게임은 목표를 제시하고, 즉각적인 보상을 제공하며, 끊임없이 주의를 요구한다. 의학자들은 바로 그 메커니즘에 주목했다. 게임이 가진 ‘주의 집중 유도 능력’ 자체를 치료에 활용해보자는 발상이 나온 것이다.

한때 소설은 청소년을 타락시킨다는 비난을 받았다. 텔레비전은 아이들의 뇌를 망친다고 했다. 이제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이 비슷한 비판을 받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에게 일자리를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하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래를 바꾸는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의 상상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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