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군 고현면에서 농민이 시금치를 수확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전체 산업 중 최고 수준인 농업 재해율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대대적인 농림분야 안전관리 대책을 내놨다. 농기계 관련 사고를 줄이기 위해 지게차 등에 운전자 보호 구조물을 의무화하고, 축사·저수지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농업 재해 사망자와 부상자를 25% 줄이겠다는 계획이지만, 정책이 실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진 미지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농림분야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수립·추진한다고 밝혔다.
농업인안전보험 기준으로 2024년 농업 분야 재해율은 5%로 전체 산업재해율의 약 7.5배였다. 사망률은 2.99%로 전체 사망률의 3.1배 수준에 달했다. 당시 농업인 재해 사망자는 297명, 부상자는 5만852명이었다.
그간 농업 관련 안전대책은 농촌진흥청과 산림청 등 개별 기관이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재해율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정부는 처음으로 관련 기관이 모두 참여하는 안전대책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2024년 대비 재해 사망자와 부상자 비율을 25% 감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농업 재해의 주요 사망원인이 농기계 사고(59%)인 만큼 정부는 농기계 관련 안전조치를 강화해 재해를 줄이기로 했다. 우선, 정부는 전도·전복 사고 시 피해 예방을 위해 안전구조물 의무설치 대상 농기계를 지게차와 굴착기까지 확대(총 농기계 6종)한다.
안전벨트 설치가 의무화된 승용형 농기계에 대해선 미착용 경보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사고 감지 단말기를 설치해 119시스템과 연계할 계획이다. 사고율이 높은 경운기도 노후화되면 폐차를 유도하고 기존 보행형 운전대를 핸들형으로 개조토록 할 계획이다.
축사 관련 시설에 대해선 안전난간과 표지판 설치 등 추락과 질식사고 예방 조치를 의무화하고 저수지와 배수로에도 접근 차단시설 등을 설치한다. 이 외에도 여성농을 대상으로 특수건강검진 연령을 최대 80대까지 확대하고 농업인안전보험은 2028년까지 산재보험 수준으로 강화한다. 농작업 사망재해 통계는 세부적인 정책 수립 등을 위해 국가승인통계로 관리할 계획이다.
그렇지만, 농촌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위험한 농기계 사용을 대체할 근본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함은구 을지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안전벨트 경보장치가 됐다고 하더라도 도로처럼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실제로 안전벨트를 이용할지는 다른 문제”라며 “근본적 문제는 ‘고령화’인 만큼 어르신들이 위험이 될 수 있는 장비를 최대한 덜 사용하도록 당근책을 주거나 보완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