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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과 사무실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전기용품 중 하나인 멀티탭. 겉으로 멀쩡해 보인다는 이유로 수년, 길게는 10년 이상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멀티탭 역시 소모품으로 봐야 하며, 노후화된 제품은 화재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일본 전자기기 업체 엘레콤은 노후 멀티탭 사용과 관련한 주의사항을 소개하며 “일반적으로 3~5년 주기로 교체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멀티탭 본체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수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외선과 열, 공기 중 산소의 영향으로 점차 약해진다. 또한 플러그를 반복적으로 꽂고 빼는 과정에서 내부 금속 접점이 마모되면서 접촉 불량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문제는 이러한 노후화가 대부분 외부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겉보기에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더라도 내부 전선이 손상됐거나 접점이 느슨해져 있을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전류가 흐르면 특정 부위에 열이 집중되면서 화재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한국전기안전공사와 소방당국은 오래된 멀티탭 사용을 전기화재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이 이른바 ‘트래킹(Tracking) 현상’이다. 멀티탭 콘센트 틈 사이에 먼지가 쌓이고 여기에 습기가 더해지면 미세한 전류가 흐르는 통로가 형성된다. 이후 불꽃이 발생하면서 주변 플라스틱에 불이 붙을 수 있다. 장기간 사용한 멀티탭일수록 이러한 위험에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먼지가 쌓인 콘센트 주변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대부분 별다른 전조 증상 없이 갑자기 발생한다”며 정기적인 청소와 점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용 습관도 수명에 영향을 준다. 헤어드라이어, 전기히터, 에어프라이어, 전기포트 등 소비전력이 높은 제품을 장시간 연결하면 내부 발열이 커진다. 여러 고전력 제품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 과부하 위험도 높아진다.
전선을 심하게 구부리거나 가구 밑에 눌린 상태로 사용하는 것도 위험하다. 반복적인 압력으로 내부 구리선이 손상되면 발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멀티탭을 교체해야 하는 대표적인 신호도 있다. 플러그를 꽂았을 때 헐거운 느낌이 들거나, 사용 중 비정상적으로 뜨거워지는 경우, 탄 냄새가 나는 경우, 플라스틱 변색이나 균열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즉시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제품 선택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난연성 소재가 적용된 제품이나 과부하 차단 기능, 낙뢰 서지 보호 기능, 먼지 유입 방지 셔터 등이 장착된 제품을 권장한다. 가격만 보고 지나치게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기보다는 안전 인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구입 시기를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오래 사용했다면 교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