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에서 MOU협약식을 하는 임광현 국세청장(왼쪽)과 제임스 도버 잘라 라이베리아 국세청장. 국세청 제공
국세청이 라이베리아 세무당국 수장을 한국으로 초청해 징수 공조 협정(MOU)을 체결했다. 약 4000억원을 체납한 ‘선박왕’ 권혁 시도그룹 회장의 세금 징수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세청은 임광현 청장이 지난 5일 서울에서 제임스 도버 잘라 라이베리아 국세청장과 제1차 청장 회의를 열고 양국 간 정보교환 및 징수공조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국세청이 아프리카 세무당국과 국세청장 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이베리아는 신속한 등록 절차와 유연한 규제체계 등을 갖춰 전 세계 선사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선박 등록지국이다. 한국 선박도 지난해 말 기준 175척이 등록돼 있다.
이번 MOU는 고액·상습 체납자의 해외 은닉 재산 추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특히 선박 국적 변경과 해외법인 활용 등으로 재산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 권 회장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권 회장은 2011년 부과된 3900억 원대 세금을 10년 넘게 납부하지 않아 2025년 고액·상습체납자 명단 개인 체납액 1위(3938억원)에 올랐다.
국세청은 권 회장이 라이베리아에 차명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재산을 은닉하고 사업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임 청장은 “일부 납세자가 라이베리아의 편리한 선박 등록과 선박금융 제도를 악용해 역외탈세와 재산은닉을 시도할 수 있다”며 과세정보의 적극적 제공을 요청했다. 잘라 청장은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화답하며 양국 세무당국 간 상호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세청은 “국제공조 성과 잠재력이 큰 국가와의 세정 네트워크를 본격 확대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