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아돌포 수아레스 마드리드-바라하스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이 6일(현지시간) 스페인을 찾아 “양극화를 부채질하는 담론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교황이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오늘날 양극화의 불씨를 부채질해 인기를 얻으려는 유혹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커진 듯하며 인간의 존엄성은 계속해서 유린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든 사람이 사회 현실과 역사에 대한 분열과 대립을 조장하는 담론을 잠시 접어두길 당부한다”며 “복잡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무의미한 단순화를 극복해 나가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끔찍한 불균형과 갈등으로 흔들리는 듯한 우리 시대는 깊은 곳에서 평화를 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화의 메시지가 현재 일부 사람들에게는 순진한 것으로, 또 다른 이들에게는 대립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도 “선입견에 갇힌 이념에 자신을 가두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메시지가 환영받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미·이란 전쟁을 두고 공개적으로 비판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오기도 했다.
교황의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마드리드 중심가에는 시민 수천명이 모여들었다. 이날 저녁 마드리드 리마 광장에서 열린 기도회에는 약 50만명이 참석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교황은 이날부터 오는 12일까지 스페인을 방문한다. 그는 오는 8일 역대 교황 최초로 스페인 의회에서 연설에 나선다. 이어 가톨릭 성직자들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들도 만날 계획이다. 스페인 가톨릭교회의 소아성애자 범죄를 조사해 온 독립 조사위원회는 수십년간 가톨릭교회 내 성직자와 평신도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가 40만명이 넘는다고 2023년 보고서에서 밝힌 바 있다.
마지막 방문지인 카나리아 제도에서는 이주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카나리아 제도는 유럽으로 향하는 이주민과 난민들의 주요 관문으로, 지난해 약 4만7000명이 이곳에 도착했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스페인 순방에 앞서 “(이민 문제는) 교황이 인간적인 차원에서 다루고 싶어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한 마드리드에서 공연 중인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배드 버니와 만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마드리드 대교구장인 호세 코보 카노 추기경은 교황의 스페인 순방 전 “배드 버니가 교황과 어떤 식으로든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레오 14세가 교황으로서 스페인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페인은 역사적으로 가톨릭의 주요 거점으로 여겨지며 최근 몇 년간 가톨릭 신자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방문 이틀째인 7일 레오 14세가 마드리드 중심가에서 집전한 야외 미사에는 약 120만명이 몰려들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