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재경부 제공
정부가 최근 중동발 긴장 고조와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시장 안정화를 위한 조치에 착수했다. 외환시장의 지나친 변동성을 막기 위해 투기성 거래를 엄단하는 한편, 환율 상승에 편승한 수출입 기업들의 편법 거래를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일 오후 서울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은 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주말 사이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상승한 배경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 등을 꼽았다. 여기에 국내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실현 물량 등 수급 요인이 겹친 가운데, 일부 투기적 거래가 더해지며 환율 변동성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은은 과도한 환율 변동성과 한 방향으로의 쏠림 현상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역외 시장에서 이뤄지는 선물환(NDF) 파생상품 거래가 국내 외환시장을 흔들고 있다고 보고, 이들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분석에 착수한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투기성 거래를 국내 정식 외환시장으로 흡수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한은과 금감원은 외환시장에서 원화 약세에 편승한 투기 움직임이나 의심 거래가 있는지 집중 점검하고, 적발 시 엄정 조치하기로 했다.
환율 상승기에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기업들의 ‘꼼수’ 거래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정부는 불법 외환거래 대응반을 가동해 수출입 기업들이 수입 대금은 서둘러 지급하고, 수출 대금은 최대한 늦게 받으며 환차익을 노리는 불법 거래 행위를 면밀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구 부총리는 “중동 전쟁 전개 상황이나 미국의 물가 동향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며 “24시간 높은 경계감을 갖고 시장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오늘 마련한 대책들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성장으로 국내 증시 규모가 커진 만큼, 금융·외환시장 리스크가 실물 경제로 번지지 않도록 종합적인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경제 구조 혁신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