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비정규직이 당연한 세대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비정규직이 당연한 세대

입력 2026.06.07 20:04

수정 2026.06.07 20:07

펼치기/접기

직장갑질119에는 매일 열 통이 넘는 메일이 도착한다. 나는 그 메일들을 모두 읽는다. 읽을 때마다 나쁜 일자리가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나쁜 일자리가 상수다. 비정규직이 기본값이다. 노동자는 괴롭힘과 차별을 당하지 않을 권리·적정 임금과 인간다운 노동조건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는데, 비정규직이 이런 권리를 침해당하면 도무지 가망이 없는 것이다. 며칠 전에는 매달 50만원을 받으며 6개월 넘게 일했다는 한 청년과 전화 상담을 했다. 영업을 따내면 성과급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가 받은 성과급은 6개월 통틀어 총 300만원이 안 되었다. 그는 근로계약서도 없이 일했는데, 자기처럼 일하는 사람들이 그 회사에 많다고 했다. 업무 과부하와 팀장의 닦달을 호소하는 콜센터 노동자들이 너무나 많고, 그들은 모두 하청업체 소속이다. 정규직 채용 공고를 보고 입사했는데 1년짜리 근로계약서를 썼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그러고 보니 30년이 흘렀다.

외환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은 구조조정과 인건비 절감을 원했고, 1998년 경영계의 요구로, 기업이 아웃소싱을 할 때에는 정리해고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이 근로기준법에 생겼다. 동시에 파견법도 만들어졌다. 파견법 제정은 사람은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노동법의 원칙을 깨뜨린 것이었다. 정리해고제, 파견법에 기대어 기업들은 사람들을 대량 해고했고, 그들이 맡았던 업무를 하청업체로 돌리기 시작했다. 원청의 사람은 줄어들고 하청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었다.

2006년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기간제법이 제정되었다. 기업들은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계약직 채용을 확대했는데 기간제법이 통과되면서 계약직 채용이 합법화됐다. 당시 노동계는 상시·지속 업무에는 기간제 고용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파견법 개악안과 함께 기간제법이 날치기 통과됐다. 플랫폼 산업이 등장하고서는 노동법을 적용받지 못하는 사람이 급격히 늘고 있다.

‘라떼’는 정규직 고용이 원칙이고 비정규직 고용이 예외였다. 그런데 이제 그걸 기억하는 세대는 40대 이상이 됐다. 20·30대는 태어날 때부터 비정규직법이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그러니 비정규직법이 왜 문제인지 체감하기 어렵다. 기업이 정규직 채용을 안 하는 것이 왜 문제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정규직이 된 사람은 비정규직과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장갑질119 인식조사에서, 하청노동자에 대한 처우는 정당하고, 원·하청 간 임금 격차는 심각하지 않다는 응답이 40·50대보다 20·30대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 급여 외 소득 활동으로 주식·펀드·가상자산 투자를 한다는 응답도 20·30대가 더 높다. 반면 노동소득만으로 살아갈 수 있게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반대의 경향을 보였다.

지방선거에서 20·30대의 투표 성향을 두고 많은 말들이 오간다. 극우화되었다는 비판부터 그들의 처지를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각양각색의 분석이 이어진다. 내가 20·30대가 아니므로 그들의 마음을 읽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그들이 처한 노동 현실이 어떤 것인지는 잘 안다. 좋은 일자리를 기억하는 세대와 나쁜 일자리가 당연한 세대는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를 수밖에 없다.

윤지영 직장갑질119 대표 변호사

윤지영 직장갑질119 대표 변호사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