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엔 겸손 없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7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공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과달라하라 | 문재원 기자
대표팀 베이스캠프 과달라하라 첫 훈련 현지 팬들 800여명 몰려
이태석 제외 25명 참가…홍 감독 “평가전서 안 보여준 조합 점검”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둔 멕시코 과달라하라가 하루아침에 ‘작은 한국’으로 변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 월드컵 베이스캠프인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첫 공개훈련을 실시했다. 그런데 이곳에 무려 800여명이 몰렸다. 멕시코인들이 대다수였다. 월드컵 개최국 주민들을 대상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마련한 ‘커뮤니티 트레이닝’ 행사였다.
관중은 입장과 함께 나눠 받은 작은 태극기를 손에 쥐었고, 어린이들은 양 볼에 태극기 페이스 페인팅을 한 채 경기장 안을 뛰어다녔다. 곳곳에서는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 인사가 들려왔고,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현지 팬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멕시코 축구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명문 구단 CD과달라하라 훈련장이었지만 이날만큼은 태극기 색깔이 더욱 선명했다. 클럽 데포르티보 과달라하라 유스 아카데미 소속 어린 선수들도 있었다. 아이들은 훈련 시작 전부터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했고, 스타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가장 큰 함성을 받은 선수는 단연 손흥민(LAFC)이었다.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등장해 동료들과 가볍게 몸을 풀기 시작하자 관중석 곳곳에서 “쏘니! 쏘니!”를 외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최근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독일 분데스리가 정상에 오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역시 현지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프로 축구선수를 꿈꾸는 14세 로베르토 곤살레스는 “손흥민은 실력에 비해 늘 겸손한 선수”라며 “이번 월드컵에서 그의 골을 꼭 직접 보고 싶다. 멕시코와 경기하더라도 손흥민의 플레이는 보고 싶다”고 했다.
한국 축구 자체를 좋아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두 딸과 함께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호르헤 레테스는 “내가 가진 국가대표 유니폼은 멕시코와 한국 두 나라뿐”이라며 “한국 선수들의 투지와 대표팀 엠블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정작 일부 한국 팬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FIFA가 현지 주민들을 중심으로 초청장을 배포하면서 한국 팬들의 입장은 제한됐기 때문이다. 일부 교민들은 멕시코인 지인들의 도움으로 초청장을 구해 경기장에 들어올 수 있었다.
한 교민은 “선수단이 숙소에 도착했을 때는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오늘은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약 1시간30분 동안 훈련했다. 왼쪽 종아리 상태가 좋지 않은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을 제외한 25명이 참가했다. 한국 기자회견장에는 멕시코 현지 취재진이 대거 몰렸다. 멕시코는 한국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붙는다. 홍 감독은 “남은 3일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며 “평가전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여러 조합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