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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지난 3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는 김초엽 작가의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 수록된 동명 단편을 원작으로 한다.

20여년간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활동해온 허평강 감독의 첫 한국 장편 연출작이기도 하다.

지난 4일 서울 중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허 감독은 "김초엽 작가의 작품을 사랑하는 관객들이 새로운 시도도 너그럽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흔쾌히 각색을 허락해준 김 작가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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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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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 가진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을 사랑하는 이야기”

입력 2026.06.07 20:36

  • 서현희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김초엽 SF ‘순례자들은 왜…’ 애니메이션 제작 허평강 감독

허평강 감독  영화특별시SMC 제공

허평강 감독 영화특별시SMC 제공

20여년 일본서 활동 첫 한국 장편
원작 시 느낌 살려 인물 서사 확장
모험 더하며…꼬박 5년 걸려 완성

지난 3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순례자>)는 김초엽 작가의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 수록된 동명 단편을 원작으로 한다. 20여년간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활동해온 허평강 감독의 첫 한국 장편 연출작이기도 하다. 지난 4일 서울 중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허 감독은 “김초엽 작가의 작품을 사랑하는 관객들이 새로운 시도도 너그럽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흔쾌히 각색을 허락해준 김 작가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순례자>는 열여덟 살이 되면 지구로 1년간 순례를 마치고 돌아와야 하는 유토피아에서, 돌아오지 않는 이들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원작이 데이지가 소피에게 쓴 편지로 전개되는 형식이라면, 영화는 두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SF 모험극으로 확장했다. 소피 역에는 배우 김향기, 데이지 역에는 배우 박지후가 더빙을 맡았고 가수 황소윤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2019년 책이 출간된 직후 허 감독은 제작사 21스튜디오와 애니메이션화에 뛰어들었다. 그는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큰 울림을 받았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영화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의 한 장면. 영화특별시SMC 제공

애니메이션 영화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의 한 장면. 영화특별시SMC 제공

각색과 콘티 작업에만 2년, 1만2000장의 작화를 완성하는 데 3년. 50여쪽 분량의 단편소설이 60분짜리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태어나기까지 꼬박 5년이 걸렸다. 허 감독은 “인물들의 서사를 풍부하게 담다 보니 60분으로 늘어났다”며 “원작의 시 같은 인상을 풀어서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사랑이라는 주제 의식도 한층 선명해졌다. 허 감독은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을 사랑하는 이야기”라며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제 의식은 캐릭터에도 반영됐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캐릭터 디자인에 참여한 위현송 디자이너와 협업한 소피와 데이지는 화려한 미형(美形) 대신 수수한 인상으로 완성됐다. 허 감독은 “예쁘지 않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며 “소피의 긴 턱, 데이지 얼굴의 얼룩 등을 통해 결핍을 가진 존재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일본 애니메이션 현장에서 20여년간 경험을 쌓았다. 2006년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매드하우스에 입사, 이후 여러 제작사를 거치며 <데스노트> <명탐정 코난> <하이큐!! 투 더 탑> 등 40여편의 작품에 참여했다.

그가 맡은 첫 작품은 <데스노트>다. “아라키 데쓰로 감독님께서 제 그림이 마음에 드셨는지 숙제로 콘티를 그려오라고 하셨어요. 덕분에 굉장히 빠르게 연출 데뷔를 할 수 있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어리고, 여성에다 외국인인 제게 기회를 준 것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어린 시절 동경하던 감독들과 함께 작업하게 된 그는 자신을 ‘성덕’(성공한 덕후)이라고 부른다.

한국 애니메이터들의 실력에 비해 업계가 발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대개 편집권이 없어요. 성장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거죠. 두 편의 실패에도 후퇴하지 않을 만한, 꾸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웹툰이 잘되고 있는 만큼 웹툰 원작 애니메이션이 물꼬를 틀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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