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혁명수비대 유조선 공격 대응…드론 격추·레이저 기지 타격
충돌 잦아지며 종전 협상 악화 우려…걸프 동맹국 불만도 고조
미국과 이란이 불안정한 휴전과 종전 협상 교착 속에 또다시 제한적인 교전을 벌였다.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은 이란과 합의를 도출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지역 미군을 총괄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6일(현지시간) 엑스에 올린 게시물에서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향해 발사된 이란의 자폭형 공격 무인기(드론) 4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후 미군은 이란의 추가적인 해상 공격을 막기 위해 고루크와 케슘섬에 있는 이란 해안 감시 레이더 기지를 타격했다.
이는 앞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자국의 허가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유조선 4척에 발포한 데 따른 대응 공격이었다.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미군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쿠웨이트와 바레인에 있는 미군 기지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외교부는 미군의 레이더 기지 공격을 “명백한 휴전 협정 위반”이라고 규탄하면서 “이란군은 단호하고 비례적인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는 자국 영공에 진입한 이란의 탄도미사일 7발을 방공 시스템으로 요격했으며,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바레인도 이란의 미사일 3발과 드론을 요격했다면서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는 공격행위”라고 규탄했다.
미국과 이란 간 교전은 협상이 교착 상태에 놓인 최근 2주 동안 더욱 빈발하고 있다. 미군은 지난 1일에도 케슘섬과 고루크를 공습했으며, 이란 역시 지난 3일 쿠웨이트·바레인의 미군 기지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타격했다. 다만 양측은 서로의 군사 행동을 비판하면서도 휴전 위반을 이유로 충돌을 확대하려 하지는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으로 미군 사망자가 나오지 않는 한 이란과의 전쟁을 다시 본격화할 의향이 없다는 뜻을 참모들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군사적 충돌이 미국과 이란 간 불신을 악화하면서 교착 상태에 놓인 종전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으로부터 반복적으로 공격을 받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걸프 동맹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위스콘신주 농업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이란에서 매우 빨리 빠져나올 시점에 와 있다”며 “(합의) 서류이거나 아주 강경한 방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란과 곧 합의하거나 아니면 군사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종전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향후 60일간 핵 협상을 한다는 데 이란과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이란의 동결자산 해제 시점 등을 놓고 여전히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동결된 이란 자산을 걸프 지역 국가들의 피해 복구·재건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란이 페르시아만 우방국들에 입힌 손해액을 산정하도록 관련 부서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은 강하고 자존심이 세지만 그들은 해야 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일들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합의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파키스탄의 모신 라자 나크비 내무장관이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을 중재하기 위해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했다고 이란 메흐르통신이 보도했다. 나크비 장관은 지난 4월 미·이란의 직접 회담 당시 J D 밴스 미국 부통령 등 주요 인사를 직접 영접하는 등 협상에 깊이 관여해온 인물로 이번 방문으로 교착에 빠진 종전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