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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모나 야쿠비안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중동 프로그램 국장은 지난 2월 28일 시작돼 7일로 발발 100일을 맞는 미·이란 전쟁을 이렇게 정의했다.

그는 "이란의 힘은 특히 걸프 지역에서 두드러질 것"이라며 "이란이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공격을 받을 경우 걸프 지역의 이웃 국가에 대한 공격 위협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역내 경제·정치적 중심축 역할을 해온 사우디 등 걸프 국가들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위협에 맞서 상호 군사·안보·정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미국을 넘어 유럽, 아시아 국가와의 안보 협력을 심화하게 될 것이라고 야쿠비안 국장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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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S 중동 국장 “이번 전쟁이 새 중동 질서의 윤곽 결정지을 것”

입력 2026.06.08 06:00

수정 2026.06.0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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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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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 야쿠비안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동 프로그램 국장. 본인 제공

모나 야쿠비안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동 프로그램 국장. 본인 제공

“새롭게 부상하는 중동 질서의 윤곽을 결정짓게 될 전쟁.”

모나 야쿠비안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동 프로그램 국장은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시작돼 7일로 발발 100일을 맞는 미·이란 전쟁을 이렇게 정의했다.

외교관 출신으로 30년 넘게 중동 안보 분야의 실무와 연구를 두루 경험한 그는 이번 전쟁을 계기로 이란과 이스라엘을 두 축으로 하는 새로운 질서가 역내에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새롭게 떠오르는 두 축

“이번 전쟁은 70년 동안 지속해 온 중동의 기존 질서가 붕괴하고 새 질서가 등장하는 역사적 전환기의 일부이자 향후 중동 지역 변화를 이끌 가장 중대한 동인 중 하나가 될 겁니다.”

야쿠비안 국장은 지난 4일 진행된 서면 인터뷰에 이어 5일 추가 질의응답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각각 시아파와 수니파를 대표하는 맹주로 오랜 시간 패권 경쟁을 해온 ‘이란 대 사우디아라비아’ 구도가 ‘이란 대 이스라엘’로 재편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이란과 이스라엘이 주도할 새 질서의 밑바탕에는 양국의 강력한 군사력이 있다고 짚었다. 이란이 무인기와 미사일, 그리고 중동 곳곳에 포진한 대리 세력으로 대표되는 비대칭 전력을 앞세운다면, 이스라엘에는 기존의 막강한 재래식 전력과 함께 2023년 하마스 기습을 계기로 채택한 ‘예방적 선제 공격 전략’이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바깥의 위협이 내부 타격으로 현실화하기 전에 이를 무력화하려 할 겁니다. 특히 레반트 지역(레바논·시리아 등 동부 지중해 연안)을 노릴 것인데, 이달 초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지상군 투입 및 점령이나 2024년 혼란기를 틈타 이뤄진 시리아 남부 점령 모두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합니다.”

무력을 통한 영향력 확대가 예상되는 것은 이란도 마찬가지다. 그는 “이란의 힘은 특히 걸프 지역에서 두드러질 것”이라며 “이란이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공격을 받을 경우 걸프 지역의 이웃 국가에 대한 공격 위협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역내 경제·정치적 중심축 역할을 해온 사우디 등 걸프 국가들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위협에 맞서 상호 군사·안보·정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미국을 넘어 유럽, 아시아 국가와의 안보 협력을 심화하게 될 것이라고 야쿠비안 국장은 내다봤다. 동시에 “이란과 일정한 경제적 상호의존 관계를 구축하고, 이란을 역내 경제 질서에 이해관계를 가진 행위자로 편입시켜 하나의 억지 수단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취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길거리에 그려진 반이스라엘 캠페인 앞을 한 여성이 지나고 있다. 테헤란|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길거리에 그려진 반이스라엘 캠페인 앞을 한 여성이 지나고 있다. 테헤란|로이터연합뉴스

“더 강경해진 이란 정권…핵무장 의지도 강화”

100일간 전쟁을 치르며 이란은 정치·경제·군사 등 전방위적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폭격으로 세상을 떠난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빈자리는 아들 모즈타바가 채웠고, 4월 휴전 이후 미사일 시설을 재건하는 등 군사력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야쿠비안 국장은 전쟁을 거치며 이란 정권이 오히려 더 강경해졌다고 진단했다.

“전쟁 초기 이란의 목표가 정권 생존에 집중돼있었다면 지금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더 강경하고 결속된 구조로 재편됐습니다. 혁명수비대(IRGC)와의 연결은 한층 긴밀해졌습니다.”

이란의 비핵화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명분과 달리 이란의 핵무장 의지가 꺾였다는 신호도 감지되지 않는다. 그는 “이란의 핵무장 의지는 약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란이 ‘북한 모델’(체제 유지를 위한 핵 개발)을 채택했어야 했다고 판단할 수 있으며 지금이라도 조잡한 수준의 핵무기 개발을 서두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이 이번 전쟁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카드의 위력을 확인한 만큼 “해협 통제력을 통해 새롭게 확보한 영향력이 핵 억지력의 필요성을 상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통제에 나선 현재 이란의 상황을 ‘뉴노멀’로 정의한 그는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교란을 통해 확보한 협상력과 영향력을 중장기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위스콘신 치페와폴스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위스콘신 치페와폴스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승리’의 조건? 해협 개방과 비핵화, 우라늄 반출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양측은 서로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에도 “외교적 합의로든 군사적으로든 미국은 이란에 결국 승리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동 지역 안보 전문가인 야쿠비안 국장은 미국 국내 정치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승리의 조건’만큼은 분명히 제시했다.

“승리 선언을 위한 최소 조건에는 우선 이란의 통제권 주장 없는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이 포함돼야 합니다. 또 이란이 비핵화와 15년 이상의 우라늄 농축 동결, 고농축 우라늄 반출에 모두 동의해야 합니다. 이것이 없다면 ‘승리’도 ‘전쟁 종식’도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견고한 합의 없는 한 불안정 계속…전면전 가능성도”

야쿠비안 국장은 불안정한 휴전 속에 진행되고 있는 미·이란의 종전 협상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안타깝게도 현재 외교 프로세스는 지속 가능한 합의를 도출하기에 충분히 체계적이지도, 적절한 인력으로 구성돼 있지도 않다”고 했다. 협상에 필요한 시간은 물론 협상 테이블에 나선 이들의 전문성과 지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야쿠비안 국장은 향후 최소 수개월은 “불안정과 충돌의 시간”이 될 것이며 무력 충돌 재발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일시적 휴전을 넘어서는 견고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보복성 공습과 반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전면전 재개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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