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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직접 키운 북한 여자축구 세계 정상 노린다…‘북한 여자축구 요람’ 평양국제축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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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북한 여자축구가 다시 세계 축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시아 축구 전문기자 지나 바뉼로는 "아시안컵에서 활약한 선수들 상당수가 최근까지 연령별 대표팀에서 뛰던 선수들"이라며 "북한의 유소년 육성 시스템이 성인 대표팀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김경영은 향후 북한 여자축구를 대표할 핵심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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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직접 키운 북한 여자축구 세계 정상 노린다…‘북한 여자축구 요람’ 평양국제축구학교

입력 2026.06.08 13:38

  • 김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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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여자축구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여자축구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 여자축구가 다시 세계 축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령별 대표팀부터 성인 대표팀, 클럽팀까지 잇달아 국제무대에서 성과를 내면서 북한이 여자축구 강국으로 재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NN은 8일 “내년 브라질에서 열리는 여자 월드컵에서 북한이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북한 평양을 연고로 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은 한국 수원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일본의 강호 도쿄 베르디 벨레자를 꺾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북한 클럽팀이 한국 땅에서 아시아 정상에 오른 것이다.

북한 여자축구의 성공은 클럽 차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북한은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 월드컵과 U-20 여자 월드컵 챔피언이다. 최근에는 U-17 아시안컵 결승에서 일본을 5-1로 대파하며 아시아 정상까지 차지했다. 북한 매체들은 선수들을 ‘조국의 자랑스러운 딸들’, ‘믿음직한 여성들’로 칭송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직접 선수들을 만나 축하 행사를 열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선수들이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사랑과 은정이 더 큰 성과를 향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여자축구를 국가적 성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 통일부 분석에서도 확인된다. 통일부는 최근 보고서에서 김정은 정권이 스포츠를 국제사회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체육 인재 육성에 다시 힘을 쏟고 있다고 분석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북한 여자축구의 경쟁력은 어릴 때부터 시작되는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에서 나온다. 현재 북한 여자축구의 간판 공격수인 김경영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그는 10세에 축구를 시작해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국가대표 주전 공격수로 성장했고, 이번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출발점은 2013년 설립된 평양국제축구학교다.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설립된 이 학교는 북한 최고의 축구 엘리트 육성기관으로 평가된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이 학교는 7세부터 17세까지 수백 명의 남녀 선수를 교육해왔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연령별 대표팀과 국가대표로 성장했다. 한때 이탈리아 프로축구 무대에서 뛰었던 남자 국가대표 공격수 한광성 역시 이 시스템을 거친 선수다.

북한 대표팀을 상대했던 지도자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특징은 강한 체력과 조직력이다. 2018년 FIFA 초청으로 북한 지도자 교육에 참여했던 영국 출신 지도자 스티븐 콘스탄틴은 북한 선수들의 체력 훈련을 매우 인상적으로 기억했다. 그는 CNN을 통해 “북한 선수들은 매우 공격적이고 근면하다”며 “선수를 등에 업고 골라인에서 페널티박스까지 달린 뒤 다시 전력질주하는 훈련까지 실시했다.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다만 북한 축구계도 기술과 전술 측면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지도자들은 해외 선진 축구의 경기 영상과 스포츠 과학 자료를 번역해 연구했고, 이를 훈련 프로그램에 적극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여자대표팀 감독을 지낸 콜린 벨은 북한 선수들의 특징으로 단순하지만 완성도 높은 전술 수행 능력을 꼽았다. 그는 “북한 선수들은 단순한 플레이를 반복적으로 완벽하게 수행한다”며 “축구 지능도 상당히 높다”고 평가했다. 벨 감독은 “모든 선수가 똑같은 자세와 방식으로 달리는 것처럼 보일 정도”라며 “어린 시절부터 반복 훈련을 통해 몸에 익힌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맞붙었던 베트남 호찌민시티 여자축구단의 미국인 수비수 라일리 체스나 역시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북한 선수들은 어디로 움직여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며 “패스와 움직임이 매우 자연스럽고 조직적이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선수들이 보여주는 정신력도 중요한 경쟁력으로 꼽는다. 콜린 벨 감독은 북한 선수들의 경기에서 특유의 절박함이 느껴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 선수들에게 축구는 단순한 경기가 아니다”며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강한 동기가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경제적 현실도 이런 동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포츠를 통해 개인과 가족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이 선수들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이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네 차례 북한 지도자 교육을 진행한 홍콩 출신 FIFA 강사 궉가밍 역시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유럽의 유소년 축구는 결과보다 선수 육성에 초점을 맞추지만 아시아는 결과를 통해 평가받는 문화가 강하다”며 “북한에서는 우승하면 김정은이 직접 공항까지 나와 맞이한다. 그것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북한 여자축구는 한동안 국제무대에서 모습을 감췄다. 2011년 독일 여자 월드컵에서는 선수 5명이 도핑 테스트에 적발됐다. 북한은 벼락을 맞은 뒤 치료를 위해 사향노루 분비물이 포함된 전통 약재를 사용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북한은 징계로 인해 이후 월드컵과 예선 참가에 제한을 받았다. 이후 2019년 동아시안컵 불참, 코로나19를 이유로 한 국제대회 불참 등이 이어지며 존재감이 크게 약화됐다. 그러나 올해 북한은 새로운 감독 체제와 젊은 선수들을 앞세워 다시 국제무대에 복귀했다. 여자 아시안컵에서는 개최국 호주에 아쉽게 패해 8강에서 탈락했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호주 대표팀을 이끌었던 조 몬테무로 감독은 북한을 두고 “이번 대회 최고의 팀이었다. 정말 좋은 축구를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북한은 현재 U-17, U-20 대표팀의 성공적인 선수들을 성인 대표팀에 지속적으로 수혈하고 있다. 아시아 축구 전문기자 지나 바뉼로는 “아시안컵에서 활약한 선수들 상당수가 최근까지 연령별 대표팀에서 뛰던 선수들”이라며 “북한의 유소년 육성 시스템이 성인 대표팀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김경영은 향후 북한 여자축구를 대표할 핵심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물론 세계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브라질, 미국, 유럽 강호들과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 CNN은 “전문가들도 북한이 곧바로 세계 최강이 될 것이라고 단정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연령별 대표팀에서 거둔 압도적인 성과와 최근 국제대회에서 보여준 경쟁력을 고려하면 북한이 내년 브라질 여자 월드컵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여자축구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여자축구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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