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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2023년부터 오락 목적의 동물 먹이 주기와 만지기 체험이 금지됐지만 여전히 전국 동물원에서 유사한 프로그램이 광범위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지난해 7월10일부터 지난 4월6일까지 전국 동물원 16곳을 조사한 결과, 16개 동물원 모두가 무분별한 먹이 주기와 만지기를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어웨어는 이런 내용을 담은 '동물원 체험 프로그램 및 불법 전시시설 실태조사 보고서'를 지난 7일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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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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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먹이 주고 만지는 게 ‘교육’인가요?···동물원 16곳 운영 실태 살펴보니

입력 2026.06.08 14:15

  • 오경민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한 동물원에서 관람객이 사막여우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제공

한 동물원에서 관람객이 사막여우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제공

2023년부터 오락 목적의 동물 먹이 주기와 만지기 체험이 금지됐지만 여전히 전국 동물원에서 유사한 프로그램이 광범위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지난해 7월10일부터 지난 4월6일까지 전국 동물원 16곳을 조사한 결과, 16개 동물원 모두가 무분별한 먹이 주기와 만지기를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어웨어는 이런 내용을 담은 ‘동물원 체험 프로그램 및 불법 전시시설 실태조사 보고서’를 지난 7일 발간했다.

2023년 12월부터 시행된 ‘동물원 및 수족관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과 시행령은 공중의 오락 또는 흥행을 목적으로 한 동물 올라타기, 먹이 주기, 만지기 등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교육 계획에 포함된 체험은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동물원 전시 동물 교육·체험 프로그램 매뉴얼’ 배포해 운영 기준을 제시했다.

매뉴얼은 급여 양·장소·시간에 제한이 없는 ‘무분별한 먹이 주기’ 체험을 지양하도록 규정했지만 어웨어가 조사한 동물원 16곳에서는 체험용 먹이를 구입하기만 하면 무제한 급여가 가능했다. 관람객은 사육장 벽에 뚫린 구멍을 통해 먹이를 주거나 사육공간 내부로 자유롭게 출입하며 먹이를 줬다. 여러 동물이 함께 생활하는 사육장에서는 먹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 과정에서 특정 개체가 다른 개체를 공격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어웨어는 “동물의 건강을 위해 체험용 먹이는 균형 잡힌 급여량 내에 제공돼야 하지만 모든 동물원에서 사육사의 개입 없이 동물에게 먹이를 줄 수 있었다”며 “모든 동물원에서 동물이 먹이 체험용 구멍 앞에서 먹이를 구걸하는 비정상 행동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무분별한 만지기 체험 역시 16곳 동물원 모두에서 운영됐다. 1곳을 제외한 모든 동물원에서 사육사가 입회하지 않은 상태에서 관람객이 자유롭게 동물 만지는 체험이 가능했다. 어웨어는 “일부 동물원에서는 외상, 피부병, 감염성 질병 등 증상을 보이는 개체가 먹이 주기와 만지기 체험에 활용되는 것으로 관찰돼 인수공통 감염병 전파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동물원에서 관람객이 탈모 증상을 보이는 카피바라를 만지고 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제공

한 동물원에서 관람객이 탈모 증상을 보이는 카피바라를 만지고 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제공

동물 쇼나 서커스 형태의 공연을 지양해야 한다는 내용도 매뉴얼에 포함됐지만 몇몇 동물원에서는 ‘생태설명회’ 명목으로 동물복지를 훼손하거나 동물의 생태적 습성과 관련 없는 행동을 공연하는 오락성 행사가 진행됐다. 대전 한 동물원에서는 사육사가 악어 입속에 머리를 넣거나 손을 넣어 혀를 보여주는 공연을 진행했다. 대구 한 동물원에서는 백사자 목에 고리를 걸거나 사자를 울타리 가까이 유도해 사진 촬영을 돕는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보고서는 동물원 체험 프로그램 조사 과정에서 동물원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야생동물을 전시하는 업체들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야생동물 또는 가축을 10종 혹은 50개체 이상 보유·전시하려면 동물원으로 허가받아야 한다. 어웨어는 미허가 전시업체를 9곳 확인해 관계 기관에 신고했다. 업체들 중 일부는 전시 동물을 ‘판매용 동물’이라고 주장하거나 건물 각 층을 별도 사업자가 운영하는 ‘쪼개기 영업’ 방식으로 운영해 법망을 피해갔다고 어웨어는 밝혔다.

어웨어는 “동물원수족관법에서는 동물 먹이 주기와 만지기를 금지하고 있지만 기후부 매뉴얼에는 오히려 동물과의 직접 접촉을 허용하거나 장려하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올라타기, 만지기, 먹이 주기 등 행위의 금지를 법령에 포함하고 동물원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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