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잔고 37조, 역대 두번째로 높아
국장 변동성 커지며 증권사 반대매매 급증세
수십억 규모서 이달 들어 수백억대로
물량 쏟아지면 주가 추가 하락 악순환 우려
급락장에 코스피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8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8일 폭락하면서 빚을 내 투자한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주가가 하락하면 빚을 내 투자한 개인 계좌의 담보가 부족해져 보유 주식이 강제 청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매매’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 주가가 추가 하락하고 다시 반대매매를 유발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7조737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38조원)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대표적인 ‘빚투(빚 내서 투자)’ 지표로,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상환하지 않은 대금을 말한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로 잡힌 주식 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거나 만기 내 대금을 갚지 못하면 보유 주식이 강제로 매도된다.
단기 차입을 통한 투자 규모를 보여주는 위탁매매 미수금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지난 5일 1조8292억원으로 전거래일보다 5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뒤인 지난 3월 초 이후 최대 규모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결제일(2거래일) 안에 갚아야 하는 대금이다. 이를 갚지 못하면 주식이 강제 매도된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증권사가 투자자 동의 없이 보유 주식을 강제로 파는 반대매매 규모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달 26∼28일 수십억대였던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 1일 331억원, 2일과 4일에도 각각 168억원, 243억원 규모의 강제 매도가 이뤄졌다.
지난달 15일 코스피가 6.12% 급락한 지 3일 뒤인 같은 달 20일 반대매매 금액은 1458억원으로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비중이 7.6%에 달한 바 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상 최대 수준까지 상승한 신용잔고는 시차를 두고 반대매매로 돌아올 수 있고 이는 분명한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