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기소된 사건의 공소취소 문제와 관련해 “최소한 진상규명은 해야 되겠다”며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잡으면 되는 것이고, 잘못된 게 없으면 그냥 놔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나 야당 입장에선 중립적인 특검이 진상규명을 하는 게 낫지 않으냐”고 했다. 2030세대가 6·3 지방선거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강하게 항의하는 데 대해선 “참으로 귀하고 존경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공소취소 문제에는 원칙론으로 답하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선 청년층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반응한 것이다.
국회 국정조사특위 등을 통해 검찰이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수사하며 진술을 압박하거나 왜곡한 정황이 다수 드러났다. 검찰이 사건을 조작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그냥 넘어갈 수도 없는 사안이다. 이 경우 ‘선 진상조사, 후 공소취소 여부 판단’이 상식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이 사건을 수사할 특별검사에게 공소취소권까지 주려고 했다. 선후가 뒤바뀐 공소취소용 특검이라는 비판을 자초한 것이다. 이것이 6·3 지방선거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원인 중 하나라는 걸 민주당도 알 것이다.
여기에 대해 당사자인 이 대통령이 이날 원칙을 강조하며 순서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앞으로 여당은 사건 조작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공소취소 문제에 입도 벙끗하지 말아야 한다. 이 대통령이 ‘무리한 공소취소 시도는 국정운영에 부담만 준다’고 보다 단호하게 선을 그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청년들을 두고 “‘어떻게 투표를 못할 수가 있어, 대한민국에서’라는 문제제기는 (부정선거론과)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그 생각을 못했다. (선관위가) 한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구조적인 문제로까지 접근을 못했던 것”이라며 “주권감수성 부족, 이런 게 아니었나 반성이 들었다. 저도 많이 반성한다”고 했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를 보는 시각이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참정권을 침해당했다’며 시위에 참여한 평범한 청년들의 공분에 공감한 것은 사태 해결은 물론 국민통합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 대통령은 6·3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면 그건 문제가 다르다”며 “국민들의 경고”라고 했다. 지방선거 민심을 받들겠다는 얘기일 것이다. 여당에 대해서도 “야당일 때는 막 공격하면 되지만 여당은 그릇이 돼야 한다. 포용·통합 그런 역할을 잘해야 된다”고 했다. 국민통합과 협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이 대통령부터 야당과 협치하려는 노력을 보다 구체적으로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집권세력이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것은 오만과 독선이다. 이 대통령도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해야 한다”고 했다. 예컨대 공소취소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이 말대로만 접근한다면 문제 될 일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