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의 ‘서울퀴어문화축제·반동성애 집회 동시 참석’ 발언을 두고 8일 열린 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서 위원들 간의 공방이 벌어졌다. 한수빈 기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동성애를 반대하는 단체의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두고 인권위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조숙현 인권위 비상임위원은 8일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진행된 제11차 전원회의에서 안 위원장이 동성애를 반대하는 ‘거룩한방파제’ 행사에 참석키로 한 점에 문제를 제기했다. 안 위원장은 오는 13일 서울퀴어문화축제와 거룩한방파제 행사장을 모두 방문하겠다는 뜻을 지난달 22일 밝힌 바 있다.
조 위원은 안건 심사 전 모두발언에서 “거룩한방파제는 공식 홈페이지와 성명서 등에서 동성애를 ‘악행’이나 ‘비정상’으로 규정하며 차별을 선동하는 단체”라며 “인권위 수장이 이를 퀴어축제와 동일 선상에 두는 발언을 해 인권위 축제 부스 설치마저 거부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이어 “안 위원장이 해당 발언에 대해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인권위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했다.
이숙진 상임위원도 “성소수자의 인권을 옹호하는 집회와 이를 반대하는 집회에 모두 참석하는 것은 인권위 역할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인권위법을 근거로 모니터링이나 중재를 하러 간다 해도 이는 위원장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 위원과 이 위원은 안 위원장에게 거룩한방파제 행사 참석과 관련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안 위원장은 그러나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른 의견도 나왔다. 강정혜 비상임위원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질서 하에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찬반 표현은 자유의 영역에 속한다”며 “동성애 반대 자체를 혐오로 몰고 가며 반대 의견을 내지 말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김학자 상임위원도 “위원장이 발언한 목적은 혐오 표현 대응과 현장 모니터링이며, 이에 대한 과도한 추론과 정치적 해석은 난감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