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연금공단 ‘사망과 업무간 인과관계 있다’ 판단
독감에 시달리다 숨진 부천의 한 유치원 교사가 생전 지인과 나눈 메시지 내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공
독감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가를 사용하지 못한 채 출근을 이어가다 숨진 20대 사립유치원 교사의 사망이 직무상 재해로 인정됐다.
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은 이날 급여심의회를 열고 A교사 유족이 청구한 직무상 유족급여 지급을 의결했다. 공단은 지난달 첫 심의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으나 재심의를 거쳐 고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A교사는 지난 1월 27일 B형 독감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사흘 동안 출근해 수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 교사들은 해당 유치원에 병가 사용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유족이 공단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해당 유치원에서는 원아 120명 가운데 43명과 교사 2명 등 모두 45명이 독감에 걸렸다. A교사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상황에서도 업무를 이어가다 병세가 급격히 악화했고, 중환자실 치료를 받던 중 지난 2월 14일 숨졌다.
유족과 전교조는 그동안 고인의 죽음이 단순한 질병 사망이 아니라 병가 사용이 어려운 근무환경과 업무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산업재해라고 주장하며 직무상 재해 인정을 요구해 왔다.
전교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은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라며 “교육부는 사립유치원 교원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병가 사용이 실질적으로 가능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