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침묵’에 우회 압박
미국은 북·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언급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중국도 비핵화라는 공유된 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비핵화를 압박하기보다 북한 체제 안정과 대미 경쟁 구도 관리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언론의 질의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 비핵화라는 공유된 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달 14~16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팩트시트에서 중국도 북한 비핵화의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중국 측은 ‘한반도 등 국제·지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했다.
미국이 이 같은 사실을 다시 강조한 것은 미국이 이란 핵보유 저지를 목표로 대이란 전쟁을 100일 이상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비핵화 요구에 변함이 없음을 밝히는 한편, 북한의 핵무장 저지를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나름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은 지난해 9월 김정은 위원장의 베이징 방문 이후 공식 회담에서 비핵화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며 “핵무장한 북한이 미국과 한국에 대한 레버리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중국 정부가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했다.
북한이 중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와의 비핵화 논의에 응하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나왔다. 자이안 총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북한은 독자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며 “그들은 베이징을 포함한 그 누구의 지시에도 따르지 않는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NYT는 “김 위원장의 대러 밀착이 역으로 중국이 북한에 더 적극적으로 다가오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달라진 위상은 러시아 파병이라는 ‘도박’ 이후 경제 성장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NYT는 한국은행 추정치를 인용해 2024년 북한 경제성장률이 3.7%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다만 북한 원화 가치 불안정, 쌀값 급등하는 등 민생 불안정이 지속하고 있어 성공을 단정하기는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