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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기운 빌려 무대 서던 ‘소심이’가 록스타 되기까지···‘작은 거인’ 카디 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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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음원 차트에서도 록페스티벌 현장에서도 여성 '프론트퍼슨'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과거 '밴드의 꽃' 으로만 여겨졌던 여성들의 역할은 무대와 사운드를 이끄는 중심축으로 재정의됐다.

김예지는 "거문고가 카디의 음악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지만 밴드가 크로스오버 등 특정 장르에 속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얼마 전에 다울 오빠가 '내가 필요 없는 곡이 있을 수 있다. 다른 악기를 해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카디의 음악은 요소가 잘 어울리게 만드는 게 중심"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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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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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기운 빌려 무대 서던 ‘소심이’가 록스타 되기까지···‘작은 거인’ 카디 김예지

입력 2026.06.10 06:00

수정 2026.06.10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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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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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프론트퍼슨 연대기 : 밴드 붐 가운데 선 여자들]

(7) 밴드 카디 김예지

‘밴드붐’이 돌아왔다.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음원 차트에서도 록페스티벌 현장에서도 여성 ‘프론트퍼슨’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과거 ‘밴드의 꽃’ 으로만 여겨졌던 여성들의 역할은 무대와 사운드를 이끄는 중심축으로 재정의됐다. ‘프론트퍼슨’은 밴드에서 공연을 주도하거나 이미지를 대표하는 중심 인물을 뜻한다. 과거 ‘프론트맨’이라 일컬어지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젠더 중립적인 단어인 ‘프론트퍼슨’을 주로 사용한다. ‘2026 프론트퍼슨 연대기’는 현 시대 여성 음악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록 씬을 기록한다.


카디의 프론트퍼슨 김예지가 지난해 12월 열린 카디 단독콘서트 <웬 더 라잇츠 아웃>에서 노래하고 있다. 본인 제공

카디의 프론트퍼슨 김예지가 지난해 12월 열린 카디 단독콘서트 <웬 더 라잇츠 아웃>에서 노래하고 있다. 본인 제공

밴드 카디의 프론트퍼슨 김예지. 본인 제공

밴드 카디의 프론트퍼슨 김예지. 본인 제공

“에너지를 주는 법도 즐기는 법도 몰라 술의 힘을 빌려 무대에 오른 적도 있었어요…‘내가 짱이다’ 마음먹어야 반이라도 하더라고요.”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 있는 목소리, 무뚝뚝한 표정으로 넓은 무대를 누비는 김예지(30)는 듣는 음악도, 보는 음악도 완벽하게 해내는 아티스트다. 그가 속한 밴드 카디(KARDI)는 록을 기반으로 전자음악, 팝, 국악을 더해 섬세하고도 완성도 있는 음악을 선보인다.

경연 프로그램에서 시작해 각종 페스티벌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를 장식하고 있는 밴드 카디의 프론트퍼슨 김예지를 지난 4일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작업실에서 만났다. 그는 “소극적인 성격 때문에 활동 초반 록 음악을 하는 게 쉽지 않았다”면서도 “가사를 진심으로 뱉을 때 느껴지는 희열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예지는 2020년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 코리아>에 출연해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이름을 알렸다. 솔로 가수로 1년여간 활동하던 그가 밴드를 시작한 건 2021년 JTBC의 밴드 경연프로그램 <슈퍼밴드 2>에 출연하면서다. 카디는 개별적으로 출전한 참가자들을 모아 만든 밴드다. 현재는 보컬 김예지,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 기타리스트 황린, 베이시스트 황인규 네 사람이 함께하고 있다. 김예지는 “처음에는 방송을 통해 밴드를 만들어 활동하는 게 가능할까 싶었다”며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덕분에 서로 잘 맞춰가면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멤버들이 제 멘털 케어를 우선으로 해주는 게 느껴져 고맙다”고 덧붙였다.

어린 시절 김예지는 그저 노래를 좋아하는, 말 잘 듣는 학생이었다. 대학 진학 당시 그는 해외에서 의사가 될 수 있는 전공을 선택했다. 자신의 꿈보다는 부모의 기대에 가까운 결정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작스럽게 휴학계를 냈다. 음악을 해보기 위해서였다. “처음 휴학을 하고 오디션을 보러 다녔는데 잘 안 돼서 힘들었죠. 우울증도 생겼고요. 그때 부모님이 포기하는 심정으로 음대를 보내주셨어요. 저도 오기가 생겨서 각종 대회에 나가서 상금을 따다 드렸죠. 그러다 보니 데뷔를 하게 됐네요.”

팝 음악을 주로 듣던 그의 밴드 도전은 쉽지 않았다. 방송을 거치며 유명해진 카디는 금세 큰 무대에 오를 수 있었지만, 그는 소극적인 성격 탓인지 스스로가 어설프게 느껴지기만 했다고 한다. “요즘은 사람들과 주고받는 에너지를 알게 된 것 같아요. 록은 멋있잖아요. 말이 아닌 노래로 무대 위에서 소통하는 건 참 멋진 직업 같아요. 가사를 진심으로 뱉을 때면 희열이 느껴져요.”

지난달 31월 열린 뷰티풀민트페스티벌에서 밴드 카디가 팬들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카디 인스타그램 갈무리

지난달 31월 열린 뷰티풀민트페스티벌에서 밴드 카디가 팬들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카디 인스타그램 갈무리

거문고와 록을 결합한 독특한 사운드로 주목받은 카디는 방송 당시 최종 3위에 그쳤지만, 약 5년이 지난 지금 출연 밴드 중 가장 분주하게 활동하고 있다. 2년 연속 한국 대표 록 페스티벌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메인 무대에 섰고, 2023년 오스트리아 도나우인젤 페스트에 초청받기도 했다.

밴드의 강점을 묻자 그는 ‘음악적 완성도’와 ‘거문고’를 꼽았다. 김예지는 “거문고가 카디의 음악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지만 밴드가 크로스오버 등 특정 장르에 속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얼마 전에 다울 오빠가 ‘내가 필요 없는 곡이 있을 수 있다. 다른 악기를 해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카디의 음악은 (악기들의 음향적) 요소가 잘 어울리게 만드는 게 중심”이라고 했다.

가사 대부분은 김예지가 쓴다. “카디는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밴드예요. 가사에 자기혐오를 담기도 하고, 사회에 대한 분노를 말하기도 하죠.” 자신이 쓴 가사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곡으로는 ‘별밤지기’를 꼽았다. ‘긴긴 밤에 사라지지 않기로 해’라는 가사를 담은 이 곡은 힘든 밤을 보내는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노래다. “제 경험담이에요. 밤이 길어서 괴로웠던 적이 많거든요. 하지만 밤은 영원하지 않고 곧 해가 뜨니, 그 시간에 매몰되지 말자고, 사라지지 말자고 말하고 싶었어요.”

카디의 프론트퍼슨 김예지(왼쪽)와 기타리스트 황린이 지난해 12월 열린 단독콘서트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카디 인스타그램 갈무리

카디의 프론트퍼슨 김예지(왼쪽)와 기타리스트 황린이 지난해 12월 열린 단독콘서트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카디 인스타그램 갈무리

그는 최근 여성 아티스트들을 만나며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예은·김윤아 선배님, (터치드) 윤민이랑 같이 만난 적이 있다”며 “여성 아티스트들끼리 모이고 싶은 마음이 강한 선배님들이 혼자 화분에 (고립돼) 있는 저를 불러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음악계에 한로로·윤마치·터치드·유다빈밴드·정우 등 여성 아티스트들이 많이 보이는데, 정말 좋아요. 저는 밴드 판에 오래 있던 사람이 아니라 남성이 많았다는 걸 잘 몰랐는데, <슈퍼밴드> 시즌 1만 하더라도 남자 참가자들만 받았더라고요. 그때 (방송의) 선택에 대해 펀치를 날릴 수 있는 때인 것 같아요.”

그는 최근 작업하고 있는 음악에 대해서는 “음향적 재미를 위해 속삭이거나 화음을 쌓는 식의 곡이 많다”고 귀띔했다. 이어 “더 완벽한 모습으로 준비해 대중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며 “카디라는 밴드를 통해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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