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화환이 씌워져 있다. 이날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싼 바리케이드가 약 6년 만에 전면 철거됐다. 정효진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부인하거나 왜곡하는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 형사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평화의 소녀상 등 위안부 피해자를 추모하는 조형물에 대한 국가 차원의 보호·관리 체계도 구축된다.
성평등가족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금지와 처벌 근거를 담은 개정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과 관련 하위법령이 11일부터 시행된다고 10일 밝혔다.
성평등부는 “이번 법 시행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역사 왜곡 행위에 대해 국가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평화의 소녀상 등 추모조형물에 대한 체계적인 보호·관리 체계를 구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개정 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공공연하게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부인하거나 왜곡하는 허위사실을 신문·방송·인터넷 등을 통해 유포할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 개정 법은 전시·공연·토론회·기자회견·집회 등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에 포함했다.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예술·학문·연구·보도 등 정당한 목적의 활동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했다. 표현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를 고려한 조치다.
기존에는 형법상 명예훼손죄나 사자명예훼손죄만으로 역사 왜곡 행위에 대응해 왔으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부인·왜곡하는 행위를 직접 처벌하는 규정은 없었다. 성평등부는 “기존 형법만으로는 역사 왜곡 행위에 대한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개정 법에 따라 평화의 소녀상 등 추모조형물에 대한 관리 체계도 강화된다. 성평등부는 위안부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한 상징물 또는 조형물의 설치·관리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전국 추모조형물의 현황과 보존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해 체계적인 보호·관리 기반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이번 법 시행을 계기로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이 더욱 두텁게 보호되고,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올바른 기억과 교육이 우리 사회에 확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