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는 부암동 환기미술관 담벼락 밖 사유지 도로에 있는 은행나무를 되살리기 위해 토양 오염 정밀검사와 ‘아름다운 나무’ 지정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종로구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은행나무 주변 토양 시료를 채취하고 제초제 성분 잔류 여부를 분석할 계획이다. 검사 결과는 향후 토양 개량과 수목 회복 처방 근거 자료로 활용한다.
해당 은행나무를 아름다운 나무로 지정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한다. 구는 생태·문화·학술적으로 가치 있는 수목 보전·보호를 위한 아름다운 나무 지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아름다운 나무로 지정되면 구의 책임 있는 관리가 가능해진다.
종로구에 따르면 이 나무는 수령 400년 이상을 요구하는 ‘보호수’ 등재 기준에는 못 미친다. 대신 오랜 세월 마을을 지켜왔다는 점을 고려해 아름다운 나무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관련 규칙에 따라 소유자 동의를 얻어야 한다. 문제는 은행나무가 있는 사유지 지분을 나누어 가진 토지 소유자가 49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소유주가 많아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구청이 할 수 있는 제도적 노력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환기미술관 측이 은행나무에 제초제를 주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미술관은 은행나무로 인한 담장 훼손을 이유로 들었다. 부암동 주민들과 서울환경연합은 지난달 26일 은행나무 앞에서 환기미술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미술관 측의 공개 사과와 책임 있는 복원을 촉구했다. 종로구는 미술관 측에 협조 공문을 보내 원상복구를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