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단독]경기도, 노봉법 개정 후 ‘사용자성 회피법’ 제작·배포···“수탁기관 책임 조항 명시하라”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노동조합법 개정 이후 경기도가 사용자성을 회피하기 위한 매뉴얼을 제작·배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의 한 산하기관 직원 A씨는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위·수탁 기관 직원과 산하기관 직원이 구분 없이 일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노동 전문가들은 경기도가 위·수탁이라는 형태를 취했다고 할지라도 개정 노조법 취지에 따라 충분히 사용자로 해석될만한 위치에 있다고 말한다.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단독]경기도, 노봉법 개정 후 ‘사용자성 회피법’ 제작·배포···“수탁기관 책임 조항 명시하라”

입력 2026.06.11 06:00

수정 2026.06.11 13:50

펼치기/접기
  • 김태희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산하기관용 ‘노란봉투법’ 30여쪽 매뉴얼

전문가 “도, 원청지위 인지하고도 회피 급급”

경기도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생협력 매뉴얼

경기도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생협력 매뉴얼

노동조합법 개정(노란봉투법) 이후 경기도가 사용자성을 회피하기 위한 매뉴얼을 제작·배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정적인 법 정착을 위해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이 오히려 적용 회피에 나섰던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노동국 명의로 지난 4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생협력 매뉴얼’(상생협력 매뉴얼)이라는 공식 문서를 만들어 경기도 산하기관 등에 배포했다.

3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문서는 원청 사용자성을 확대 인정하는 내용의 노란봉투법이 지난 3월 시행된 직후 제작됐다. 문서에는 개정 노동법 취지 및 단체교섭,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등 노조법이 실제 업무 수행과정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다루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위·수탁기관과 계약을 맺을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을 나열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이다.

경기도와 경기도 산하기관은 도 정책 사업 수행을 위해 민간과 위·수탁 계약을 맺어 진행하고 있다. 명목상 계약이라는 형태를 취하지만, 이들은 엄연히 경기도 사업을 수행한다.

상생협력 매뉴얼 내용 중 상당 부분은 ‘사용자성 회피’에 맞춰져 있었다. 경기도는 ‘노사관계 유의사항 및 사례 점검’이라는 항목에서 1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을 할애해 어떻게 하면 사용자성을 인정받지 않을 수 있는지를 상세하게 서술했다.

경기도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생협력 매뉴얼

경기도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생협력 매뉴얼

예컨대 노무관리 점검 사항으로는 “위탁계약서에 ‘수탁기관은 노무관리에 관한 독자적 권한과 책임을 갖는다’ 등의 문구를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함”이라고 제시했다. 업무지시와 관련해서도 “모든 과업 지시는 수탁기관 등의 책임자에게만 전달(문서, 구두)”이라고 적었다.

이밖에 “수탁기관 등의 직원 사무실 좌석 배치, 이동 등은 수탁기관이 결정” “수탁기관 등의 단체교섭은 기관 등의 책임자가 교섭당사자임을 분명히 함” “수탁기관 등의 노동조합 설립을 이유로 계약해지 암시 등 불이익을 언급하며 부당노동행위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도록 주의”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경기도 소속 공무원들은 실제 업무를 수행하며 위·수탁 기관 직원을 상대로 지시·감독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한다. 지시·감독은 법원이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경기도의 한 산하기관 직원 A씨는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위·수탁 기관 직원과 산하기관 직원이 구분 없이 일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노동 전문가들은 경기도가 위·수탁이라는 형태를 취했다고 할지라도 개정 노조법 취지에 따라 충분히 사용자로 해석될만한 위치에 있다고 말한다.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박소영 노무사는 “민간위탁 등으로 수행하는 수많은 하청사업 부문에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박 노무사는 “문건을 보면 경기도는 하청노동자들에 대해 원청사용자 지위에 있음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책임을 다하기보다 회피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공부문은 개정노조법 적용에 모범이 되어야 함에도 마치 원청교섭 책임이 면제되기라도 하는 것처럼 숨고 있다”며 “정부·지자체라 할지라도 하청노동자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 결정하는 지위에 있다면 원청교섭 책임이 주어진다는 점은 달리 적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번 매뉴얼은 개정 노동관계 법령에 대한 실무 이해를 돕고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한 내부 교육자료”라며 “노란봉투법 적용을 회피하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성 여부는 근로조건에 대한 실질적·구체적 지배 여부 등을 종합 판단할 사안으로, 법령 취지에 맞는 업무 수행을 안내한 것”이라고 말했다.

  • AD
  • AD
  • AD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