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센터에서 실업지원금 신청자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권도현 기자
5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4만명 줄어 17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청년 취업자 수는 25만명이나 줄었고, 제조업에서도 취업자가 14만명 줄었다. 반도체 호황에 경기지표는 순항하고 있지만, 반도체의 고용창출 효과가 제한적인 데다 중동전쟁 여파로 고용상황은 오히려 악화되는 모양새다.
국가데이터처가 11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5월 취업자 수는 2912만명으로 전년 대비 4만명 줄었다. 지난 3월 중동전쟁이 본격화된 이후 취업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달엔 아예 취업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불법계엄 당시인 지난 2024년 12월(-5만2000명) 이후 처음이다.
15세 이상 고용률도 1년 전보다 0.5%포인트 하락한 63.3%로 두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고용부진은 청년층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17만1000명 늘었지만, 15~29세의 청년층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5만5000명 줄었다. 코로나19 판데믹의 영향으로 고용이 부진했던 지난 2021년 1월(-31만4000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2022년 11월부터 43개월 연속 감소세로, 청년층 취업자 감소폭은 전월(-19만4000명)보다 확대됐다.
청년층 고용률도 43.8%로 전년 동월보다 2.4%포인트 떨어졌다. 25개월 연속 하락세다.
데이터처는 공개채용(공채) 문화가 수시채용과 경력직 채용 문화로 바뀌면서 청년의 채용이 지연되는 것이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부진이 가속되는 양상을 보였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4만명 줄어 2019년 2월(-15만1000명) 이후 7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제조업은 23개월 연속 취업자가 줄고 있고, 전월(-5만5000명)보다도 감소 폭이 두배 넘게 불었다. 건설업에서도 취업자가 4만3000명 줄어 전월(-8000명)보다 감소 폭이 컸다.
빈현준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중동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업종에서 수급 차질이 있었고 고유가 영향을 받다보니 취업자가 감소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수출 증가는 반도체가 주도하는데 반도체가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수출 증가세와는 무관하게 제조업 취업자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