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하원 감독위원회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한 뒤 의회 건물을 나서고 있다. 워싱턴|UPI연합뉴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가 10일(현지시간) 미 하원 청문회에서 고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교류가 “심각한 판단 착오”였다며 그의 성범죄 행위는 알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게이츠는 이날 하원 감독위원회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해 모두발언을 통해 “나는 엡스타인이 지속적으로 범죄 행위에 가담하는 모습을 본 적도 없고 그런 정황을 알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그의 섬이나 목장, 플로리다 자택에 간 적이 없다. 나는 누구도 피해자로 만든 적이 없다”면서 “엡스타인이 나와 개인적인 관계를 형성하려 했을 수는 있지만 나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응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그러면서 엡스타인이 자신의 불륜 관계를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가 내가 결혼 생활 중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포함해 내 사생활에 관한 민감 정보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런 일들은 엡스타인과의 관계와는 무관했으나 우리 가족에겐 고통스러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2011년 엡스타인을 처음 소개받았으며 당시 그가 글로벌 보건 사업을 위해 수십억달러를 모금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엡스타인이 과거 법적 문제를 겪은 적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가 저지른 범죄의 심각성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며 “더 엄격하게 검증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도 말했다. 다만 엡스타인과의 교류가 “제한적”이었으며 2014년 12월 관계를 완전히 끊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게이츠는 엡스타인이 자신의 불륜 사실을 이용해 교류를 이어가도록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는 그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 나와의 관계를 어떻게 이용하려 했는지 보여준다. 애초에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는 앞서 미 법무부의 엡스타인 사건 관련 문서 공개로 게이츠와 엡스타인의 관계에 관심이 쏠리며 열렸다. 엡스타인이 작성한 e메일에는 게이츠가 혼외 관계로 성병에 걸린 뒤 엡스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게이츠는 이후 자신이 혼외 관계를 가진 사실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