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11일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달’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과천 권창영 2차 종합특검 사무실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파 의혹’을 수사하는 권창영 2차 종합특검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재차 소환했다.
특검은 11일 오전 10시쯤부터 홍 차장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46분쯤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그는 “여러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들어가서 잘 설명하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들어섰다. 지난달 22일 출석에 이어 두 번째 조사다.
홍 전 차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다음 날 국정원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계엄을 옹호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때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에 따르면 국정원은 2024년 12월4일 오전 국가안보실로부터 ‘우방 국가에 비상계엄의 배경을 설명하라’는 요청과 문건을 전달받았다. 국정원 1차장 산하 해외 담당 부서 직원은 조태용 당시 국가정보원장 지시에 따라 이 문건을 영문으로 번역한 뒤, 주한 CIA 책임자를 국정원으로 불러 문건에 담긴 계엄 옹호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홍 전 차장과 조태용 전 국정원장 등 계엄 당일 국정원 정무직 회의에 참석한 6명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특검은 이 회의에서 계엄 관련 업무가 지시됐고, 뒤이어 부서장 회의에서 전파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홍 전 차장은 범행을 부인한다. 홍 차장 측 변호인은 CIA 메시지와 관련해 “홍 차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CIA 문건은 내란이 종료된 4일에 나왔다. CIA 메시지를 가지고 내란과 관련된 법리적 평가를 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말했다. 회의에서 CIA 메시지 관련 논의가 있었냐는 질문에도 “없었다”고 답했다.
특검은 앞서 지난 6일 윤 전 대통령을 불러 계엄 메시지 전파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그는 조사에서 “계엄 당시 ‘미국 대사관에서 경위를 설명해달라는 연락이 왔다’는 보고를 받고 ‘설명해달라’ 말한 것이 전부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조사에서 트럼프 당선인, CIA, 미국 외 호주 등 우방국에 전달된 계엄 설명 문건 등을 보여주며 전달 경위를 캐물었는데, 윤 전 대통령은 “처음 보는 문건”이라며 “(실무자가) 계엄 담화문을 압축해 보낸 것 같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애초 특검은 홍 전 차장을 먼저 불러 조사한 뒤 윤 전 대통령을 소환하려 했으나 홍 전 차장 일정 문제로 윤 전 대통령을 먼저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