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대왕빌딩 선거캠프에서 도시철도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내 집 앞 10분 전철역’ 시대를 열겠다며 내놓은 제3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핵심은 ‘실행력’이다. 사업성 부족으로 지지부진했던 기존 노선을 재추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선 9기 임기 내 전체 6개 노선 예비타당성조사(예타) 통과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서울시가 11일 공식 발표한 이번 계획에는 강북횡단선·난곡선·서남선·서부선·서부선 남부 연장·신림선 북부 연장 등 6개 노선이 포함됐다. 총연장은 68.5㎞, 사업비는 총 9조1996억원 규모다.
목동역과 청량리역을 잇는 강북횡단선은 경제성 부족 탓에 예타에서 고배를 마신 노선이다. 정거장을 19곳에서 17곳으로 정거장 2곳을 줄이고 선형을 개선해 사업성을 높였다. 현재 예타가 진행 중인 난곡선(보라매공원역~난향동)도 정류장을 1곳 줄이는 등 사업성을 개선해 연내 통과를 목표로 한다.
서남선은 기존 목동선을 확장한 노선이다. 북쪽으로는 마곡나루, 남쪽으로는 가산디지털단지까지 연장하고 지선도 추가했다.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했던 서부선은 더는 사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민간 사업자 재공고와 재정사업 전환을 동시에 추진한다.
2008년 시작된 서울도시철도망 계획에는 총 16개 노선이 담겼다. 하지만 예타를 통과한 사업은 8개, 실제로 준공돼 운행 중인 노선은 신림선 1개에 불과하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동안 시민들에 대한 희망고문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뼈아프게 생각한다”며 “이번에는 실행력을 강화해 반드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사업 추진을 위해선 예타를 통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비용 대비 편익(B/C)이 1.0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3차망 계획인 강북횡단선·난곡선·서남선·서부선 모두 1.0을 넘지 않는다.
이런데도 서울시는 예타 통과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배경에는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예타 제도 개편’이 있다. 서울시는 그간 경제성 위주 평가로 예타 통과에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은 다른 시도보다 개발 수준이 높다는 이유로 지역균형발전 지표를 적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도 개편으로 서울에서도 상대적으로 낙후한 지역에는 지역균형성장 지표를 반영할 수 있게 됐다.
또 철도가 놓이는 구간과 중복되는 버스 노선을 감축하면 가점을 받을 수 있다. 개편 내용을 고려하면 이번 노선들의 예타 통과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중복 버스 노선 조정을 위해서는 주민 동의가 필요한 점, 철도노선 정거장 축소와 관련한 자치구 반발 등은 변수다.
서울시는 철도망 계획 실현을 통해 교통소외지역 철도 접근성을 높이고, 시민 대다수가 집에서 도보 10분 거리 내 전철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내 집 앞 10분 전철역’은 6·3 지방선거에서 5선에 성공한 오 시장 공약이다. 오 시장은 강남북 불균형 해소, 출퇴근 부담 감소, 교통망 확충을 통한 부동산 수요 분산을 위해 철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봤다.
서울시는 이달 시의회 의견 청취와 시민 공청회를 거쳐 다음달 국토교통부에 승인을 신청해 연말까지 고시를 마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