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최임위서 첫 논의…끝내 부결
민주노총 “정부 역할 방기” 반발
배달기사, 학습지 교사 등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이 무산됐다.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에서 처음으로 이들에 대한 최저임금 별도 적용 여부가 논의됐지만 끝내 부결되면서 논의는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최임위는 11일 제5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 적용 최저임금의 도급제 근로자 별도 적용 여부’를 표결했다. 그 결과 찬성 11표, 반대 15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최임위가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각 9명으로 구성된 것을 고려하면 공익위원 절반 이상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택배·배달기사, 대리운전기사, 학습지 교사 등 도급제 노동자는 노동시간이 아니라 업무 실적에 따라 보수를 받는다. 그간 노동계는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정하기 어려운 경우 실적에 따라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최저임금법 5조 3항을 근거로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을 요구해왔다.
경영계는 도급제 근로자가 최저임금 적용을 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므로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부결 직후 입장문을 내고 “최임위는 작년 공익위원들의 권고로 실시한 정부의 실태조사도 내버렸다”고 했다. 이어 “이번 부결의 책임은 정부에도 있다”며 “고용노동부가 심의요청서에 도급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문제를 명시한 뒤 정작 심의 과정에서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최임위에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여부를 심의해달라고 요청했다. 노동부는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별도 적용 논의를 위한 실태조사’ 연구용역을 진행했으나, 사용자위원 측 반대로 외부에는 공개하지 않았다.
도급제 노동자 적용 여부가 정리되면서 최임위는 향후 경영계 요구 사안인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와 2027년도 최저임금 수준 심의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임위는 오는 16일 6차 전원회의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