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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쟁 끝났다”…이란 “최종 결정 아냐”

2026.06.12 06:50 입력 2026.06.12 16:18 수정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미 “훌륭한 합의”…이란 “미, 우리 측 원안 수용”

MOU 의의 놓고 ‘온도 차’…구체적 내용은 안 나와

트럼프 “밴스 부통령, 이번 주말 서명식 참석할 것”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합의함에 따라 3차 공습을 취소한다면서, 오는 주말 이란과 MOU 체결식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란은 “승인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혀 온도 차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포고문 서명식에서 “우리는 방금 이란과 훌륭한 합의를 했다”며 “앞으로 며칠 동안 문서를 최종 조율하는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말에 유럽에서 서명식이 열릴 수도 있다”며 “나는 참석하지 못하겠지만 J D 밴스 부통령이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명 즉시 호르무즈 해협이 공식 개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늘 밤 이란을 매우 강력하게 공격하겠다”며 “하르그섬과 다른 석유 기반 시설들을 점령하고 베네수엘라에서처럼 이란의 석유 및 가스 시장을 완전히 장악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였다.

그러나 불과 다섯 시간 후 상황은 급반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다시 글을 올려 “MOU가 이란 지도부 최고위층에 보고돼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오늘 밤 예정된 3차 이란 공습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쿠웨이트, 파키스탄 등 모든 관련 당사국이 MOU 세부 사항에 동의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주 주지사 선거 유세 화상 발언에서 “오늘 이란과의 전쟁을 끝냈다”고 말했다.

이란 측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나왔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가까운 파르스통신은 “아직 MOU 초안의 어떠한 문안도 승인된 바 없다”면서도, “승인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란 테헤란 거리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양측이 논의 중인 MOU에 최종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파르스 통신은 “미국은 우리가 자신들의 폭격에 못 이겨 한발 물러선 것처럼 포장하고 있지만, 미국이야말로 앞서 요구했던 추가 조항들을 철회하고 이란이 제안했던 원안을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기존에 알려진 MOU는 민감한 이란 핵 문제는 모두 향후 이어질 60일간의 휴전 기간 동안 논의하기로 미뤄두기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이 알려진 후 미국 내에서 이란에 사실상 굴복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몇 가지 요구를 추가해 재협상을 추진한 바 있다. 이란의 주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협상안 변경 의지를 접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장 중요하게도 우리는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를 했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이는 매우 큰 성과”라고 주장했다.

반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이란 국영 IRNA 통신을 통해 “협상 문안의 상당 부분이 정리됐지만, 미국은 협상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입장을 변경해 왔다”면서 자국의 ‘레드라인’(양보 불가능한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란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에브라힘 레자이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대변인은 소셜미디어에 “트럼프의 기만일 가능성이 높다”며 “그는 지금 당장 상황을 진정시키고 싶어 할 뿐”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 문제에서 크게 양보를 하거나 이란의 호르무즈 통제권을 어떤 형태로든 인정할 경우, 그는 공화당 내 강경파와 민주당으로부터 애초에 이 전쟁을 왜 일으켰냐는 거센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정부 역시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이나 우라늄 농축 권한을 크게 양보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할 경우 이란 내 강경파로부터 강한 반발을 살 수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에도 여러 차례 ‘협상이 임박했다’고 말했지만, 매번 막판에 결렬되곤 했던 요인이었다.

다만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협상 상황을 잘 아는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핵심 쟁점인 이란 동결 자산 해제, 핵 프로그램, 호르무즈 완전 개방을 놓고 미국과 이란 양쪽 모두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이견이 좁혀졌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부 장관과 중재국인 카타르 특사가 이견을 좁히기 위해 전날 밤늦게까지 협상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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