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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은 경향신문 보건복지팀 기자들이 "이거 왜 이런 거지?" 싶은 보건·복지 이슈를 독자 대신 묻고, Q&A로 풀어보는 코너입니다.

"대학이 뽑지 않겠다고 선택하면 강제할 수 있냐"고 묻자 교육부는 "대입 전형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며 개입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지역에 의사가 부족해 도입한 제도인데, 대학 판단에 따라 정원이 조정될 수 있게 내버려 둔 것입니다.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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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느 집 자제 대학 갈 차례냐’···지역의사제, ‘누구를·어떻게 남길지’가 없다

입력 2026.06.13 06:00

  • 김찬호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대신알아봄]은 경향신문 보건복지팀 기자들이 “이거 왜 이런 거지?” 싶은 보건·복지 이슈를 독자 대신 묻고, Q&A로 풀어보는 코너입니다.

AI 생성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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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학년도 대학입학부터 ‘지역의사제(지역의사선발전형)’라는 새로운 입시전형이 시작됩니다. 서울을 뺀 전국 31개 의대에서 488명을 이 전형으로 뽑는데요.(의학전문대학원으로 선발하는 차의과대 2명 제외) 일단 합격만 하면 등록금은 물론 교재비·실습비·주거비까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합니다. 의대 6년을 ‘돈’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 전형이 완전히 ‘공짜’는 아닙니다. ‘학비를 지원할 테니 의사 면허를 딴 뒤 정해진 지역에서 10년간 일해 주세요’라는 조건이 붙습니다. 만약 약속한 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받은 돈을 돌려줘야 하고, 위반 정도에 따라서는 어렵게 딴 의사 면허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인생 10년을 담보로 추진되는 정책임에도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알아야 할 정보의 문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입니다.

2027학년도 지역의사제는 전체 선발 인원 중 93.9%에 달하는 458명을 수시로 뽑습니다. 수시 원서접수는 오는 9월 7일 시작됩니다. 당장 석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반드시 따져봐야 할 정보가 대학별 모집요강으로 흩어져 있습니다. 반수생·N수생은 수시 지원 시 불이익이 없는지, 왜 어떤 대학은 수시로 뽑고 또 어떤 대학은 정시 선발을 하는지, 지역·대학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다른 이유는 무엇인지, 군대에 가야 하는 남학생들의 경우 의무 복무 기간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등을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조각난 정보들을 힘들게 모아도 의문은 여전합니다. 정부는 ‘지역을 알고 지역에 남아 일할 의사를 뽑겠다’는 것을 지역의사제 도입 취지로 내세웁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확인된 정보만 보면, 내신과 수능 성적이라는 기존 의대 선발 공식에 ‘지역 거주’ 조건 하나를 더 얹었을 뿐 달라진 게 없습니다. 무엇으로 지원자의 미래 지역 정주 가능성을 가늠할지, 대학은 그것을 어떻게 평가할지, 입학 뒤 6년 동안 어떤 교육과 관리로 ‘지역에 남을 의사’를 길러낸다는 것인지 정부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합니다. 이대로면 새 대입 전형이 도입될 때마다 나오는 ‘어느 높은 집 자제가 대학 갈 때 됐나 보네’라는 냉소를 피해가기 어려워 보입니다.

각종 의문을 모아 제도를 설계한 보건복지부와 대입 전형을 담당하는 교육부에 직접 물어봤습니다. 일부는 또렷한 답이 돌아왔지만 “협의 중”이라거나 “고민해 보겠다”는 대답 역시 많았습니다. 특히 가장 근본적인 질문, ‘이 방식으로 정말 지역에 남을 의사를 뽑을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끝내 명쾌한 답을 듣기 어려웠습니다. 지역의사제를 둘러싼 쟁점들을 Q&A 형태로 정리했습니다.

Q. 왜 대부분 ‘수시’로만 뽑나요?

실제로 지역의사제 488명 가운데 458명, 즉 93.9%가 수시 선발입니다. 정시는 충북대(13명)·전남대(9명)·제주대(8명)를 합친 30명(6.1%)이 전부고, 31개 의대 중 28곳이 수시로만 100% 뽑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경인권·강원·대구경북·부울경은 권역 전체가 수시 100% 선발입니다.

‘수시 일색’ 인 것에 대한 교육부 설명은 “대학 자율”이라는 것입니다. 수시와 정시를 어떤 비율로 나눌지는 기본적으로 대학이 정할 문제라는 논리입니다. 대입전형 설계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는 설명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선발 방식을 대학 자율에 맡기는 것과, 제도 도입 성과를 점검하는 것은 전혀 다른 사안입니다. 즉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발한 학생들이 지역의사제 도입 취지에 부합하는지는 정부가 가늠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잣대가 없습니다. 제도를 설계한 복지부에 “지역의사제 성패를 측정할 성과지표(KPI)가 있느냐”, “10년 의무복무 종료 후 실제 지역 정착률에 대한 정부 목표치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돌아온 답은 “없다”였습니다. 막대한 세금을 투입해 운영하는 제도임에도 ‘지역에 남을 의사’를 길러냈는지를 판단할 수단도, 의지도 없다는 것입니다.

Q. ‘수시’로 뽑는데, 왜 어떤 학교는 수능 최저등급이 있고 어떤 학교는 없나요?

수시 458명 가운데 447명, 즉 97.6%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붙습니다. 수능 최저가 아예 없는 곳은 성균관대(3명)·인하대(6명)·제주대(2명) 11명뿐입니다. 예를 들어, 가천대는 국·수·영·탐 중 3개 영역 각 1등급, 부산대는 수학 포함 3개 영역 등급합 4 이내를 요구하고, 나머지 대학도 대체로 3개 영역 등급합 5~6 안팎입니다.

학교마다 기준이 갈리는 이유도 정부는 “대학 자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자율의 결과를 권역별로 모아 보면 묘한 역전이 드러납니다. 수능 최저 적용 비율이 지방은 99.5%에 이르는 반면, 경인권은 59.1%에 그칩니다. 지역의사제는 지방 의료 인력 부족을 완화하겠다며 도입한 제도입니다. 그런데 의사가 부족한 지방일수록 성적 등 입학 관문이 더 촘촘한 구조인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교육부가 알고 있는지 물었지만, 돌아온 답은 “점검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결과가 제도도입 취지와 맞느냐는 물음에는 “고민해 보겠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대신알아봄]‘또 어느 집 자제 대학 갈 차례냐’···지역의사제, ‘누구를·어떻게 남길지’가 없다

Q. 수능 최저를 못 맞추는 등 수시 미충원이 발생하면 그 인원만큼 더 뽑으면 되지 않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미충원이 발생했다고 해서 대학이 ‘반드시 뽑아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자리가 일반 의대 정원으로 넘어가지도 않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역 요건을 유지한 채 정시 추가모집에서 뽑거나, 그래도 못 채우면 의대 입학정원의 1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다음다음 학년도로 이월해 선발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다시 뽑기’가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는 가능 규정이라는 점입니다. “대학이 뽑지 않겠다고 선택하면 강제할 수 있냐”고 묻자 교육부는 “대입 전형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며 개입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지역에 의사가 부족해 도입한 제도인데, 대학 판단에 따라 정원이 조정될 수 있게 내버려 둔 것입니다.

Q. 그렇다면,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입학했다가 자퇴하면 그 자리는 어떻게 하나요?

신입학으로 다시 뽑는 구조가 아닙니다. 교육부는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이 재학 중 자퇴해 결원이 생기면 편입학을 실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것도 가능 규정입니다. 뽑을 수도 있고, 뽑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복지부 답변도 같은 틀입니다. 지역의사선발전형 미달이나 선발 학생의 자퇴 등으로 결원이 생겨 편입학을 실시하는 경우, 결원이 발생한 지역에 해당하는 사람으로 선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들어가 보고 아니면 그만두면 된다’고 가볍게 보면 안 됩니다. 애초 확보하려고 했던 지역의사 인력에 공백이 생길 수 있습니다.

Q. ‘일단 합격해놓고 반수해서 더 좋은 의대로 갈아타는’ 것은 가능한가요?

같은 해에 갈아타는 길은 막혀 있습니다. 수시에 합격하면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그해 정시모집에는 지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다음 해에 수능을 다시 치러 도전하는 이른바 ‘반수’는 일반적으로 가능합니다. 다만 지역의사제에는 입학과 동시에 학비 지원이 시작되기 때문에 중간에 발을 빼면 그동안 받은 돈을 돌려줘야 합니다. ‘일단 붙고 보자’는 셈법이 일반 의대처럼 가볍지 않은 이유입니다.

Q. 반환해야 하는 학비가 1년 기준 정확히 얼마인가요?

원칙상 합격하면 입학과 동시에 등록금·교재비·실습비·주거비를 국가와 지자체가 지원합니다. 그런데 ‘1인당 정확히 얼마’인지는 이번에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6년간 받게 될 총 지원 규모와 그 돈을 국비와 지방비로 어떻게 나눠 부담하는지까지 함께 물었지만, 복지부는 두 가지 모두 “재정당국과 예산을 협의 중인 사안이라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원서접수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정작 얼마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아직 정하지 않은 셈입니다. 반수를 택하는 경우 얼마를 반환해야 할지 아직 모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Q. 합격하면 10년이 묶인다는데 남학생의 경우 군의관이나 공보의로 군대를 다녀온 기간이 포함 되나요?

포함되지 않습니다. 복지부는 “군 복무는 의무복무에 포함되지 않으며, 군 복무와 별도로 10년 의무복무 기간을 준수해야 한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남성 합격자라면 통상 3년 안팎의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 복무를 따로 마친 뒤 다시 의무복무를 채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특히 공중보건의는 의료취약지에서 일하는 ‘지역 근무’인데도 그 기간은 별도로 셈해야 합니다. 의대 6년에 군 복무와 전문의 수련, 의무복무까지 더하면 20대와 30대 상당 부분이 정해진 경로를 따라가게 되는 셈입니다.

Q. 합격하면 10년 동안 정확히 어디서 일하게 되나요?

우선 ‘의무복무지역’과 ‘의무복무기관’을 구분해야 합니다. 수험생이 원서를 쓸 때 어느 지역에서 의무복무해야 하는지는 알 수 있습니다. 지역의사선발전형은 광역 단위와 진료권 단위로 나뉘고, 모집요강에는 해당 전형으로 선발될 경우 어느 지역에서 의무복무해야 하는지가 안내돼 있습니다. 다만 실제 근무 가능한 의무복무기관의 경우 각 기관 인력수급을 고려해야 하므로, 지역의사가 배출되는 시점에 맞춰 확정될 예정입니다. 정리하면 어느 지역에서 일하는지는 지원 단계에서 알 수 있지만, 그 지역 안의 어느 병원·기관에서 일하는지는 나중에 구체화합니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복무지역은 알 수 있지만, 실제 근무기관까지 확정된 상태는 아니란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대신알아봄]‘또 어느 집 자제 대학 갈 차례냐’···지역의사제, ‘누구를·어떻게 남길지’가 없다

Q. 결국 지역의사제도 성적으로 줄 세워 뽑는 셈인데 ‘지역에 남을 사람’인지는 어떻게 가려내나요?

이 지점이 제도의 가장 약한 고리입니다. 애초에 정부는 지역에 남을 의사를 키우겠다면서도 정작 그 의지를 가려낼 장치는 마련해두지 않았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지역 정주 가능성을 평가할지를 두고 복지부와 교육부 모두 사실상 ‘대학 자율’이라고 답했습니다.

정부가 한 일이라곤 지역의사법 시행령과 대입전형 기본사항에 ‘대학은 취지에 맞는 학생을 선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고, 대학에 ‘면접을 활용해 지원 동기와 복무 의지를 평가해 달라’고 권고한 것이 전부입니다. 강제력은 없습니다.

“그 면접 권고에 구체적인 평가 지표가 있느냐”는 질문에 교육부 관계자는 “취지에 맞는 학생을 뽑을 수 있도록 면접을 활용해 달라”고 요청한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어떻게 뽑아야 취지에 맞는지’가 정해지지 않은 채 첫 선발을 하는 셈입니다. 제도를 설계한 정부가 기준을 비워두자 그 틈은 고스란히 입시업체들의 ‘지역의사제 컨설팅’ 시장으로 넘어갔습니다.

Q. 대학이 제도 취지와 어긋나게 뽑아도, 정부가 바로잡을 장치는 있나요?

선발이 전적으로 대학 자율인 만큼, 대학으로선 성적 좋은 학생을 뽑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렇게 뽑힌 학생이 ‘지역 정착형 인재’와 어긋날 경우에 대한 정부 입장은 “고민해 보겠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학생에게 10년 의무복무에 면허까지 건 무거운 책임을 지우면서도, 정작 ‘누구를, 어떻게 뽑아 지역에 남길 것인가’라는 핵심 설계는 비워뒀습니다. 제도가 취지에서 벗어나도 바로잡을 수단이 마땅치 않은 탓에, 그 부담은 고스란히 인생 10년을 건 학생과 끝내 의사를 구하지 못할 수 있는 지역 몫으로 남았습니다. 당장 선택을 앞둔 수험생에게, 제도를 설계한 정부가 줄 수 있는 답이 ‘일단 해보고 판단하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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