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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미국·이란 간 전쟁 종식 및 비핵화를 위한 합의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군사작전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의 억지력이 유지되면서도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으로 확전되지 않을 수 있을지, 또 이란이 미국과의 합의를 보다 견고한 역내 합의로 이어갈 수 있을지가 향후 중동 정세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바논에서는 자국이 미·이란 종전 합의의 '협상 카드'로 거론되는 상황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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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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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질서 재편 시험대 오른 레바논···이스라엘의 ‘레바논 딜레마’

입력 2026.06.14 17:28

  • 최경윤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 도시 나바티예에서 13일(현지시간)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 도시 나바티예에서 13일(현지시간)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란 간 전쟁 종식 및 비핵화를 위한 합의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군사작전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레바논 문제가 중동 지역 질서 재편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영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13일(현지시간) 레바논이 미·이란 간 종전 합의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레바논·이스라엘 간 교전 중단이 미국과의 포괄적 합의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이스라엘은 자국의 군사적 자유를 제한하는 합의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전날 미·이란 간 합의와 무관하게 레바논에서의 군사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남부 지역에 있는 헤즈볼라 연계 시설 70곳 이상을 공습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북부에서 진격을 이어가고 있으며, 헤즈볼라의 거점인 레바논 남부 도시 나바티예 인근까지 접근했다.

이스라엘은 미·이란 협상이 타결될 경우 이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헤즈볼라에 대한 추가 공격 중단을 고려하고 있지만, 현재 점령 중인 완충지대에서는 철수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칸은 안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철군 문제는 6월 말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회담에서 논의될 예정이라고 예루살렘포스트는 전했다.

이 가운데 레바논이 협상의 변수를 넘어 전후 중동 질서를 좌우할 핵심 지역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이스라엘과의 전쟁을 계기로 이란에 대한 헤즈볼라의 지정학적 가치는 더욱 커졌다. 아론 데이비드 밀러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이란인터내셔널 인터뷰에서 수십년간 이란 본토에 대한 공격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온 헤즈볼라가 최근 들어 이란의 ‘레드라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헤즈볼라가 단순한 대리 세력을 넘어 이란의 안보와 직결된 전략적 자산으로 재인식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미·이스라엘과의 전쟁 과정에서 예멘의 후티 반군과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 등 다른 대리 세력이 약화하면서 헤즈볼라가 있는 레바논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밀러 연구원은 “그 결과 레바논에서의 군사 행동이 이란의 직접 개입을 불러올 수 있는 새로운 역학 관계가 형성됐다”며 “오판이나 무력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 티레 지역의 건물이 훼손돼 있다. 신화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 티레 지역의 건물이 훼손돼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동 정치 전문가 무함마드 파흐미는 수십년간 중동 정세를 주도했던 이집트·이라크·시리아의 영향력이 크게 약화하면서 현재 중동이 이스라엘·이란·튀르키예 중심의 3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의 억지력이 유지되면서도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으로 확전되지 않을 수 있을지, 또 이란이 미국과의 합의를 보다 견고한 역내 합의로 이어갈 수 있을지가 향후 중동 정세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바논에서는 자국이 미·이란 종전 합의의 ‘협상 카드’로 거론되는 상황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헤즈볼라 소속 의원인 알리 파야드는 “우리는 레바논이 자신을 위해 협상하기를 원한다”며 “국가는 이스라엘 앞에서 짓눌리고 미국에 굴복하는 정책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자국이 “운명적 시험”(fateful test)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그는 “레바논 국민이 무력을 독점하고 법치를 수호하며 소속이나 지위와 관계없이 시민을 보호하는 주권 국가를 중심으로 단결하느냐, 아니면 계속해서 민병대의 논리에 인질로 남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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