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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최근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년 만에 북한을 국빈 방문했어요.

문제는 북한이 러시아·중국과 가까워지는 동안, 한국이 북한과 통할 통로는 점차 앙상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방북은 북한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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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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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라는 ‘완벽한 타인’

입력 2026.06.15 07:00

  • 유경선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점(사실들): 북한, 요즘 좀 잘 나가?

선(맥락들): ‘안러경중’ 줄 선 북한

면(관점들): 한층 까다로워진 ‘완벽한 타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북한을 국빈 방문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배우자 펑리위안 여사가 1박2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9일 오후 전용기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평양 국제비행장에서 김 위원장과 배우자 리설주가 환송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북한을 국빈 방문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배우자 펑리위안 여사가 1박2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9일 오후 전용기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평양 국제비행장에서 김 위원장과 배우자 리설주가 환송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제 ‘K의 위상’은 더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입니다. 최근엔 월드컵 개막식에 한국인 아티스트 이재가 무대에 올라 한국어 가사가 포함된 노래를 불렀죠.

우리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요즘 북한도 꽤나 ‘상한가’라고 합니다. 미국의 유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놀라운 경제적 성공담의 주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는데요. 북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남북관계는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요?

점(사실들): 북한, 요즘 좀 잘 나가?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제력 차이를 보여주는 유명한 사진이 있죠. 남북 분계선을 기준으로 남쪽은 밤에도 환한 반면 북쪽은 불빛이 거의 보이지 않는 위성사진인데요. 요즘 북한 밤 풍경은 딴판이라고 합니다. 4년 만에 3배가 밝아졌고,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해요. 평양 거리에는 스마트폰 앱으로 호출하는 택시가 달리고요.

북한은 불과 몇 년 전 코로나19 때까지만 해도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렸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어요. 북한은 러시아에 전쟁용 무기와 병력을 보내며 밀착했습니다. 최근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년 만에 북한을 국빈 방문했어요. 문제는 북한이 러시아·중국과 가까워지는 동안, 한국이 북한과 통할 통로는 점차 앙상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선(맥락들): ‘안러경중’ 줄 선 북한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방북은 북한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줍니다. 먼저 시 주석의 방북의 의미부터 살펴볼게요. 지난 8~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 시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중 정상회담 후 양국 관계를 친선관계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 관계로 다시 정의했습니다. 양국이 같은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파트너로서, 이전보다 더 밀착해서 함께 움직이겠다는 선언입니다.

북·중 간 밀월은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은 2024년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1만5000명 이상을 파병했고, 포탄과 미사일 등 무기를 대량 공급했습니다. 북한은 막대한 무기 판매 대금과 군사기술, 전략자산, 에너지 등을 대가로 받았고요. 북한과 러시아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기에 이릅니다. 북한이 러시아와만 가까워지는 것이 달가울 리 없는 중국도 시진핑 주석의 방북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 다지기에 나섰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파병이라는 북한의 ‘베팅’이 성공한 것이죠.

결국 북한은 ‘안러경중’(안보는 러시아, 경제는 중국) 노선으로 양국 사이 줄타기를 하면서 챙길 수 있는 이득은 최대한으로 챙기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제사회 질서와 얼마나 부합하느냐와 별개로 북한으로서는 성공적인 외교 전략이었던 것이죠. 당분간 북한의 안러경중 노선은 유지될 전망입니다. 북한의 경제 발전은 중국에도 이익입니다. 북·중 접경지 치안이 안정되면 중국 정부로서도 나쁠 것이 없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부터)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식이 열린 지난 2025년 9월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으로 나란히 입장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부터)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식이 열린 지난 2025년 9월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으로 나란히 입장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면(관점들): 한층 까다로워진 ‘완벽한 타인’

‘한반도 운전자론’을 기억하시나요?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7년, 한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역내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한반도 운전자론을 주장했죠.

9년이 흘러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북한이 안보는 러시아와, 경제는 중국과 협력하면서 한국의 입지는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북한은 이미 2023년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선언했어요. 북한이 한국을 ‘소 닭 보듯’ 할 유인만 늘었습니다. 북한은 다른 점만 가득한 ‘완벽한 타인’이 되어갑니다.

문제는 한반도 비핵화가 여전히 우리의 숙제라는 겁니다. 한반도 전 국토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서, 그리고 북한 핵 문제라는 고질적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서 꼭 풀어야 할 과제죠. 그런데 여건은 나빠지기만 합니다. 북한은 한국을 상대하지 않으려 하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 문제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 때 한반도 비핵화는 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했습니다.

한국을 ‘패싱’하는 북한과 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 의제에 참여하도록 설득하고, 북·미 대화를 유도하면서, 중국과도 친선 관계를 유지하되, 동시에 한반도 문제가 강대국들의 입맛대로 풀리지만은 않게 주도권을 잃지 않는 것. 이 까다로운 방정식이 우리 앞에 놓였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가 답을 찾을까요? 적어도 계엄을 선포하려고 북한을 도발한 사람이 현재 대통령이 아닌 점만은 다행이라고 하겠습니다.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의 슬로건입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점(사실), 선(맥락), 면(관점)으로 분석해 입체적으로 보여드립니다. 매주 월·수·금요일 오전 7시, 하루 10분 <점선면>을 읽으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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