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데이터센터 위성 100만기 계획
밝은 직선형 궤적 때문에 오염 가능성
2019년 칠레 소재 블랑코 망원경에 잡힌 천체 사진. 사진을 가로지르는 직선은 스타링크용 위성의 이동 궤적이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제공
지난주 상장된 미국 민간기업 스페이스X가 조만간 우주를 대상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학계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스페이스X가 공언한 대로 우주 데이터센터용 위성 100만기가 발사된다면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에 천체가 가려지는 사진이 지상 망원경에 대거 찍힐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불량 사진’으로는 천체 연구를 할 수 없다. 우주 데이터센터의 상업적 가치와 과학 연구 간 접점을 찾기 위한 논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포브스와 세계 천문학계는 스페이스X가 나스닥 상장으로 얻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위성 군집 구축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인류가 바라보던 밤하늘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목적의 위성을 지구 궤도에서 현재 총 1만여기 운영 중이다. 스타링크는 지구 상공에 통신 기지국 역할을 하는 위성을 다수 쏴 지구촌 어디에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그런데 스타링크용 위성은 발사 첫해인 2019년부터 천문학계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자를 대고 그은 형광펜 자국처럼 보이는 위성의 이동 궤적이 지상 망원경으로 찍은 천체 촬영 사진에 담기는 일이 생기고 있다.
이번 상장에서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에 더해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까지 공언했다. 데이터센터 용도로 쓸 위성은 무려 100만기다. 단순 비교하면 스타링크 위성의 100배다.
이번 상장에서 우주 데이터센터는 스페이스X가 제시한 미래 청사진의 핵심이다. 우주의 초저온과 태양광을 활용해 냉각수와 전기 조달 걱정이 없는 데이터센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궁극적인 목적은 인류의 인공지능(AI) 발전을 위한 기지 구축이다.
위성 100만기가 지구 궤도로 올라간다면 천체 관측은 가능할지와 관련해 주목되는 분석이 있다. 지구 최고 해상도(32억 화소) 카메라를 장착하고 올해 본격 가동에 들어갈 칠레 소재 ‘베라 루빈 천문대’ 연구진이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향후 자신들이 찍을 천체 사진의 약 10%에서 위성 궤적이 발견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런데 이 결과는 위성을 총 4만기로 가정하고 계산한 것이다. 위성 100만기가 지구 궤도로 올라간다면 천문 관측에는 훨씬 심각한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로버트 매시 영국 왕립천문학회 부회장은 공식자료를 통해 “(위성 100만기는) 천문 연구뿐 아니라 밤하늘을 즐길 지구상 사람들의 권리를 방해할 것”이라며 “별은 인류 유산의 소중한 일부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