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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종전 합의, 대체 무엇을 위한 전쟁이었나

입력 2026.06.15 18:10

수정 2026.06.15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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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사실을 알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게시글 갈무리.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사실을 알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게시글 갈무리.

미국·이란이 15일 종전에 합의하고 19일 스위스에서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식을 갖기로 했다.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해 전쟁이 발발한 지 106일 만이다. 이제라도 양국이 이 무익한 전쟁을 끝내기로 합의한 것은 세계 평화는 물론 한국 경제를 위해서도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물론 상황을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 양국은 MOU 서명식 이후 60일간 영구 종전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본협상에 돌입한다. 본협상에선 이란 비핵화 방안, 대이란 경제제재 완화, 이란 경제재건 프로그램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결코 쉽지 않은 의제들이다.

이란 비핵화만 하더라도 고농축 우라늄 완전 폐기, 핵물질 농축 활동 원천 금지를 주장하는 미국과 농축 우라늄 보유, 평화적 목적의 핵 프로그램은 포기할 수 없는 주권적 문제라는 이란의 입장차가 크다. 이런 문제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양국 간 군사적 충돌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이란이 ‘통행료’가 아니라 안전·보안 등 항행 서비스 제공에 따른 ‘수수료’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는 선박들에 비용을 징수할 경우에도 양측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결국 이번 합의는 최종적인 종전 협상을 위한 60일간의 휴전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평화를 바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양국은 60일간 최대한 협상력을 발휘해 이 ‘잠정적인 평화’를 ‘완전한 평화’로 바꾸어야 마땅하다. 이번 합의에 반발하고 있는 이스라엘도 협상을 해칠 수 있는 일체의 군사적 행동을 삼가야 한다.

이번 합의를 보면 미국·이스라엘이 애당초 이 전쟁을 왜 시작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양국은 이란의 완전한 비핵화, 탄도미사일 능력 무력화를 개전 명분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미국이 본협상을 통해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를 뛰어넘는 성과를 낼지 여전히 불투명하고, 이란 탄도미사일 문제는 아예 본협상 의제에서 제외됐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무기화할 수 있다는 사실만 확인시켰다. 전쟁의 명분도 잃고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보면 미국의 패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문학적인 전쟁비용을 지출한 미국은 군사적 공조를 둘러싸고 여러 동맹국들과 마찰을 빚으며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에 커다란 상처를 입었다. 전쟁 기간 내내 독불장군식 행태로 일관한 이스라엘은 국제적 문제국가로 전락했다. 이란은 막대한 인적·물적·경제적 피해를 입었고, 이란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는 철저히 틀어막혔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세계 경제 전체가 몸살을 앓았다. 세계를 더 안전하게 만들지도 못하고 당사국을 비롯한 모두에게 막대한 피해만 입힌 전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무모하고 무익한 전쟁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이번 전쟁으로 한국 경제도 국제유가 급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는 미국·이란의 본협상 추이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해야 한다. 당장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이 묶인 한국 선박 24척을 안전하게 빼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미국·이란과 긴밀히 협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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