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집에 갈 수 있나 15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에서 이란 쪽으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많은 배가 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60일간 핵 협상서 우라늄 해외 반출·이란 내 희석 여부 결론 내야
헤즈볼라 등 위협으로 여기는 이스라엘, 독자적 군사행동 가능성
제재 해제 규모도 미국 “이행 여부 따라” 이란 “일부 먼저” 엇갈려
미국과 이란이 60일짜리 종전 양해각서(MOU)에 합의했지만, 핵 프로그램 처리와 제재 해제 등 핵심 쟁점은 후속 협상으로 넘겼다. 충돌이 재연될 수 있는 뇌관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14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평화 합의가 타결됐다”며 “레바논을 포함한 전 전선에서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군사작전 종료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MOU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해상 봉쇄 해제, 핵 프로그램 동결, 전쟁 종식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MOU 서명식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문제가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다. 우선 서명식 이전에 이스라엘이 레바논 등의 친이란 대리세력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 서명식 전에도 합의 효력이 있는지 해석의 여지가 있는 데다 이스라엘은 협상 당사국이 아니기 때문에 MOU를 무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합의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해석 차이도 문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 개방을 선언했지만,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교차관은 실제 해협 개방이 19일 서명 이후 시작된다고 했다. 이란이 ‘30일 이내 조건부 개방’을 주장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도 있다. 린지 그레이엄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란에 대한 미국 협상팀의 주장과 이란의 입장이 다른 것 같아 다소 우려된다”고 했다. AP통신은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재개방하려면 기뢰 제거와 인프라 복구 등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60일간의 핵 협상은 더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이미 합의된 것처럼 말하는 항목들이 실제론 협상 테이블에 오를 의제”라고 했다.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 핵농축 중단 기간, 대리세력 문제, 동결 자산 해제 등이 모두 이 기간에 풀어야 할 과제인 셈이다.
AP에 따르면 이란은 농축도 60%의 고농축 우라늄 440.9㎏을 갖고 있으며, 이를 해외로 반출할지 국내에서 희석할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NYT에 미국이 이란과 함께 이 물질을 단계적으로 희석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한은 제시하지 않았다.
중동 내 친이란 대리세력 문제는 폭발력이 큰 핵심 뇌관이다. 이란 파르스통신은 15일 익명의 소식통 말을 인용해 이란의 미사일·드론 프로그램과 인접 지역 친이란 대리세력 문제가 MOU에서 완전히 삭제됐다며 이는 이란 협상단이 거둔 가장 중요한 성과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란의 대리세력 지원 중단에 합의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란은 이 문제가 협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란과 헤즈볼라 등 이란의 대리세력을 가장 큰 위협으로 여기는 이스라엘이 자신을 제외한 미국과 이란의 합의에 반발해 독자 군사행동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5일 “현재 가해지고 있거나 향후 예상되는 모든 압박에도 우리는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철수를 반대한다”고 했다.
제재 해제 순서와 사후 처리 문제도 쟁점이다. 미국은 이란이 합의를 이행하는지 보면서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동결 자산 일부에 대한 제재를 우선 풀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제재가 해제돼도 이 자금이 친이란 세력을 지원하거나 이란의 미사일 개발로 흘러갈 수 있어 다시 이스라엘을 자극할 수 있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MOU조차 합의하기가 이렇게 어려웠는데, 더 복잡한 핵 합의를 60일 안에 마무리하는 것은 훨씬 험난한 과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