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좋아하거나 기피하는 행동 특성들
전문가들은 “모기는 후각과 시각을 이용해 사람을 찾는다”며 “모기의 감각 체계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예방법”이라고 설명한다. pexels
여름철 불청객 모기를 쫓기 위해 모기향부터 각종 민간요법까지 동원되지만, 정작 모기의 행동 특성을 알면 훨씬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기를 죽이는 것보다 사람을 찾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고 말한다.
선풍기, 모기향 못지않은 퇴치 효과
모기는 생각보다 비행 능력이 강한 곤충이 아니다. 영국 리버풀 열대의학대학원(LSTM) 연구진이 감비아 농촌 지역에서 진행한 실험 연구에 따르면 실내 공기 흐름을 증가시키는 천장 선풍기는 모기의 비행과 숙주 탐색을 방해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 흐름이 모기의 비행을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사람이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체취를 분산 시켜 모기가 목표를 찾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모기는 사람의 체온보다 먼저 호흡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와 피부 냄새를 추적해 접근한다. 따라서 취침 시 선풍기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모기 접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맥주 한 잔이 모기를 부른다
여름밤 야외 활동이나 치맥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주목할 만한 연구도 있다. 2002년 일본에서 발행한 논문 ‘맥주를 마신 사람은 말라리아 매개 모기를 더 강하게 유인한다(Beer consumption increases human attractiveness to malaria mosquitoes)’에 따르면 성인 남성에게 맥주를 마시게 한 뒤 모기 반응을 관찰한 결과, 음주 후 모기 착지 비율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2010년 발표된 후속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맥주 섭취 후 모기의 접근 행동이 증가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체취 변화와 피부 혈류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야외 음주 시 모기에 더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검은색 옷이 모기를 끌어당긴다
모기는 냄새뿐 아니라 시각도 활용한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연구팀은 2022년 발표한 연구에서 모기가 사람의 호흡 속 이산화탄소를 감지한 뒤 특정 색상에 선택적으로 반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결과 모기는 검은색, 빨간색, 주황색 계열에 강하게 끌렸고, 흰색이나 녹색 계열에는 상대적으로 덜 반응했다. 연구진은 사람 피부가 반사하는 파장과 유사한 색상에 모기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여름철 야외 활동 시 밝은 색상의 옷을 입는 것이 모기 노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같은 방인데 왜 나만 물릴까
“모기가 유독 나만 문다”는 말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닐 수 있다. 미국 록펠러대 연구진은 특정 참가자가 수년 동안 반복 실험에서 다른 사람보다 훨씬 많은 모기를 끌어당기는 현상을 확인했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마다 피부에서 배출되는 화학물질 구성이 다르며, 일부 사람은 모기가 선호하는 카복실산 계열 물질을 더 많이 분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체온이 높거나 운동 직후,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사람도 모기에게 더 잘 포착될 가능성이 있다.
침대를 벽에서 조금 떼어놓는 것도 방법
모기는 낮 동안 벽이나 천장, 가구 표면에 붙어 휴식하는 습성이 있다. 직접적으로 ‘벽에서 자면 더 많이 물린다’는 연구는 없지만, 실내 모기의 휴식 행동을 분석한 연구들에서는 벽면과 천장에서 모기가 자주 발견됐다. 때문에 침대를 벽에 밀착시키기보다 약간의 공간을 두면 모기와의 접촉 가능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마늘을 먹거나 식초를 놓아두는 등의 민간요법은 꾸준히 회자되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효과는 제한적이다. 전문가들은 “모기는 후각과 시각을 이용해 사람을 찾는다”며 “모기의 감각 체계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예방법”이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