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 “선관위 해체론은 무책임…독립적 감사 기구 설치해 국회와 교차검증 필요”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국회 국정조사 등 선거관리위원회 제도개혁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다양한 대책들이 나오고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사태 배경으로 지목된 투표용지 50% 인쇄 지침을 두고 선관위 사무처가 행정 효율성 관점에서만 결정했다고 지적하며, 애초 참정권 보장 목적이 더 중요한 만큼 중앙선관위 위원들이 참여하는 전체회의에서 논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선관위 직원 외에 선거 업무를 할 수 있는 퇴직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 예비군' 제도를 도입하고, 선관위에 독립적 감사기관을 설치해 국회와 교차 검증을 하는 모델을 제안했다.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 정치 선관위 개편 어떻게 해야 하나-릴레이 인터뷰①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 “선관위 해체론은 무책임…독립적 감사 기구 설치해 국회와 교차검증 필요”

입력 2026.06.16 16:49

수정 2026.06.16 17:02

펼치기/접기
  • 임아영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난 15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모습.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난 15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모습. 연합뉴스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국회 국정조사 등 선거관리위원회 제도개혁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다양한 대책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경향신문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을 짚고 제도 개혁 방향을 모색하는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첫 주자로 지난 15일 선거·정당정치 전문가인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 한국정당학회 연구위원장, 한국정치학회 총무이사 등을 지내며 선거 관리 제도 개선, 참정권 보장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사태 배경으로 지목된 투표용지 50% 인쇄 지침을 두고 선관위 사무처가 행정 효율성 관점에서만 결정했다고 지적하며, 애초 참정권 보장 목적이 더 중요한 만큼 중앙선관위 위원들이 참여하는 전체회의에서 논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선관위 직원 외에 선거 업무를 할 수 있는 퇴직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 예비군’ 제도를 도입하고, 선관위에 독립적 감사 기구를 설치해 국회와 교차 검증을 하는 모델을 제안했다.

-이번 사태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그동안 소쿠리 투표나 채용 비리 등 사건이 터질 때마다 문제의 본질을 보지 않았고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논의가 되지 않았다. 선관위 위탁 선거 사무는 계속 늘어나고 선거 때마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과의 협업이 잘 안 되는 등 현장의 핵심 갈등 요인들을 방치해 온 결과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임아영 기자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임아영 기자

-이번에도 현장 문제부터 진단해야 한다는 말인가.

“이번 사태는 서울 송파구 선관위 등 지역 단위에서 발생했다. 따라서 지역에서 왜 문제가 생겼는지 파악하는 게 먼저다. 두 번째로 구·시·군 선관위 등 일선에서부터 중앙사무처, 중앙선관위까지 주요 의사결정이 만들어지는 구조에 대해 면밀한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 그를 통해 의사결정 모형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 세 번째로 독립적 헌법기관인 선관위에 대한 관리·감독을 어떻게 할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사태 배경으로 선관위 사무처의 투표용지 50% 인쇄 지침이 거론된다.

“투표용지 50% 인쇄 지침을 중앙선관위 전체회의가가 아닌 사무처에서 결정했다. 사무처는 행정 효율성, 예산 절감, 사무 간소화라는 관점에서 결정한 거다.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 관점의 결정이었다. 선관위의 존재 목적은 단순히 선거 부정을 통제하거나 행정 효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다. 참정권을 보장하고 민주적 정당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시민들의 참여를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본질적인 결정은 중앙선관위 단위에서 깊이 있게 논의됐어야 했다. 효율성을 쫓다가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되지 않았나.”

-송파구의 선관위 직원은 13명인데 투표소는 146개였다.

“투표용지 사태는 선관위 운영의 부실이 드러난 게 맞고 옹호하기 어렵다. 다만 선관위가 운영되는 구조를 봐야 한다. 선관위는 기관 특성상 선거 기간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그러나 선거 기간 업무량을 기준으로 상시 인력을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자치단체와 협조 체계를 꾸리게 되지만 서로의 권한이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 일종의 ‘선거 예비군’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선관위 퇴직 공무원이나 지자체 공무원 중 자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평시에 선거 교육을 하고 선거 때 정당한 수당을 주고 투입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 공직선거법에 투개표 사무원에 관한 조항을 강화해 신분상 보상과 혜택을 명시하고 역할과 권한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선관위 해체론·행정부 이관론이 거론된다.

“무책임한 주장이다. 현재 논의는 대안을 찾기보다 분노를 표출하는 데만 집중돼 있다. 문제가 발생했다면 허점이 어디서 생겼는지 차분히 따져봐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조직적이고 미시적인 진단이 필요한데 일각에선 중앙선관위원장을 비법관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등 윗선의 구조 변경 같은 거대 담론만 붙들고 있다.”

-대법관이 중앙선관위원장을 겸임하는 관례는 문제 아닌가.

“대법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으로 호선된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이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시험 동기라는 점에서 중립성 논쟁이 벌어지지 않나. 중앙선관위원 9명 중 한 자리인 상임위원을 두고도 늘 정치적 중립성 논쟁이 벌어졌다.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둔 이유는 5부 요인으로 헌법적 지위를 갖고 있고, 외부의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배경을 보지 않고 다른 누구를 임명하면 해결될 것처럼 말하는 것은 ‘A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B라는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격’일 수 있다. 다만 중앙선관위원장이 비상임이어서 생기는 업무 공백 문제는 해결이 필요하다.”

-어떻게 선관위를 통제해야 하나.

“헌법상 독립기관이지만 층위를 나눠서 볼 수 있다. 채용, 인사, 예산 등에 대해서는 외부 기관의 감독이 필요하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국정감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선거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이기 때문에 선거 상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래서 독립적 감사 기구를 만들어 국회와 교차 검증을 하는 모델을 제안한다. 2015년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국회 밖 독립위원회 모델을 도입한 선거구획정위원회 모델을 참고할만하다. 당시 시민단체, 학회, 법조계 등 외부 전문가 9명으로 독립위원회를 구성해 위원회가 전권을 쥐고 일을 했다. 당시 이 독립위원회를 상설화해 6~7년 임기를 보장하자는 논의가 있었는데, 선관위 개혁에도 외부 전문가 중심의 독립 상설 감사 기구 모델을 참고하면 좋겠다.”

-국회 국정조사가 곧 시작된다.

“개혁을 추진할 때 정치권이 정파적 유불리만 따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당부하고 싶다. 모든 제도 개편이 그렇듯 지금 내게 손해인 것처럼 보이는 개편이 언젠가 이익이 될 수 있고, 지금 내게 이익인 제도가 나중에는 독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당장 유불리만 따지는 근시안적 태도를 버리는 것이 가장 필요한 자세다.”

  • AD
  • AD
  • AD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