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뒤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신 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징역 1년6개월을 구형받았다. 선고는 다음 달 22일에 내려진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 심리로 열린 오 시장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결심공판에서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은 오 시장에게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33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사업가 김한정씨에게는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피고인 오세훈은 유력 정치인으로서 누구보다 정치자금법을 준수해야 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정치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여론조사 비용을 법에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대납하게 해 정치자금 투명성을 위한 입법 목적을 훼손했다”며 “본건 범행으로 인한 이익의 최종 귀속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수사와 공판에서 책임을 회피한 점을 고려하면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특검은 ‘정치적 수사·기소’라는 오 시장의 주장도 반박했다. 특검은 “(오 시장은) 이 사건 공소제기에 대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특검은 (검찰에서) 이첩된 수사기록과 사실관계를 면밀히 검토한 뒤 추가 사실관계 등을 수사해 기소한 것으로 정치적 기소라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했다.
오 시장은 최후진술에서 무죄를 주장하며 특검이 정치적 수사·기소를 했다고 비난했다. 오 시장은 “민주당의, 민주당에 의한, 민주당을 위한 특검 법안이었고, 이 법안을 바탕으로 철저히 정치에 종속된 검사들에 의해 기소된 사건”이라며 “저는 특검 검사들에게 떳떳하냐고 묻고 싶다”고 했다. 오 시장은 검찰이 사건 결론을 내릴 수 있었지만 정치적 판단에 따라 특검에 사건을 넘겼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재판부에는 ‘공소기각’이 아닌 유무죄를 가르는 선고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직 시장으로서 공소기각이 되면 다시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어 불리하다는 취지다. 오 시장은 “재판장님 저는 실체적인 판단을 받고 싶다”며 “정치인 오세훈은 국민께 떳떳해야 한다. 혹시라도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지면 저는 미진한 상태에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총 10회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후원자 김씨에게 비용(3300만원)을 대신 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오 시장 측은 줄곧 명씨와 만난 사실은 있지만, 여론조사비를 대납한 사실은 없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오 시장이 이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게 되면 시장직을 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