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7일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등 문제가 있었던 11개 지역에 대해 소청을 제기했다.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거쳐 결정한 서울 등 7개 지역과 후보자들 요청이 있는 지역 4개를 더했다. 의원들은 제한적 소청으로 뜻을 모았지만 결과적으로 당은 강원·제주를 제외한 패배한 지역에 대한 전면 재선거 요구를 내놓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선거 소청 범위를 논의하기 위해 개최된 의총에선 장 대표 사퇴를 두고 공방이 오갔다.
장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의총 결정을 존중해서 7개 지역을 당 명의로 접수하고 기타 후보자 요청이 있는 지역은 후보자 명의로 접수하도록 행정 지원을 했다”고 밝혔다.
의총 결과 결정된 7개 지역은 서울, 경기, 인천, 전남광주, 울산, 충북, 부산이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투표용지 부족이 있었던 곳과 실질적으로 투표가 중단된 곳을 중심으로 7곳 정도를 제한적으로 선거 소청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원들의) 의견을 장 대표께 전달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후보자 요청이 있는 지역은 대전, 세종, 충남, 전북 4개 지역이다. 이 지역은 후보자나 후보자 대리인이 소청을 접수하기로 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후보자들 명의로 하는 것은 의총 결과와 별개로 할 수 있다”며 “의심스러운 것이 있으면 각자 후보자가 하도록 하자는 얘기는 이미 나왔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앉아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은 의원총회에서 세 가지 선택지를 두고 논의했다. 광역단체 기준으로 16개 전지역, 투표용지 부족 등 문제가 생겼던 투표소가 있었던 10개 지역, 실제로 투표 지연이 있었던 지역 6~7개 등이다.
장 대표는 16개 전지역을 소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소청을 제기해놓지 않으면 향후 국정조사 등을 통해 다른 지역에서 뒤늦게 문제가 밝혀지더라도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소청을 안 하면 우리가 (나중에 문제를 확인해도) 아무것도 못하니까 ‘광범위하게 잡아놓자’라는 게 장 대표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 원내대표는 투표 지연 사태까지 벌어진 7개 지역에 대해서 제한적으로 소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부실 선거 문제는 지적해야 하지만 부정선거론에 함몰되면 안 된다고 걱정하고 있다”며 “전면 소청을 제기하고 전면 재선거론을 주장하면 부정선거론에 오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장 대표 거취를 두고도 부딪쳤다. 송석준·이종배·윤한홍·권영진·박형수 의원 등이 장 대표 사퇴를 요구했고, 강승규·이진숙 의원 등 사퇴를 반대했다.
박 의원은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무딘 칼로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 비서실장인 박준태 의원은 기자들에게 “(장 대표 사퇴 의견을 내온 당내 의원 모임) 대안과미래의 해체를 요구한다”며 “지난 6개월 동안 어떤 대안도 없이 당대표 사퇴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당대표를 퇴진시키는 것이 국민 참정권을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냐”고 말했다.
대안과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후 입장문을 내고 “당대표와 생각에 차이가 있다고 모임의 해체를 요구하고 동료 의원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차단하려는 것은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며 “대의 민주주의를 침해한 박 비서실장을 당장 경질하라”고 장 대표에게 요구했다.
정의당도 이날 서울시장 등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된 투표소로 한정해 22곳에 대해 소청을 제기했다. 전날까지 선관위에 접수된 소청은 130건이다. 중앙선관위에 96건, 시도선관위에 34건의 소청이 제기됐다. 이날 국민의힘과 정의당 등이 추가로 소청을 제기하면서 건수는 더 늘어나게 된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서울시장도 여러 건이 들어왔다”며 “중앙선관위와 시도선관위에서 들어온 소청도 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