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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지난달 21일 공개된 영화는 개봉 4주 차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장기 흥행 굳히기에 들어갔다.

좀비물인 <군체>가 관객들에게 통할지 예단하기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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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한 그들, 다시 무주공산 질주

입력 2026.06.17 20:28

수정 2026.06.1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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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지현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연상호의 세 번째 좀비…영화 ‘군체’ 관객 500만 넘기고 장기 흥행 굳히기

영화 <군체>는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세 번째 ‘좀비’ 영화다. 쇼박스 제공

영화 <군체>는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세 번째 ‘좀비’ 영화다. 쇼박스 제공

다작 감독인 덕에 ‘개별성 없는 AI’ 최신 화두 투영
‘칸 영화제’ 후광에 전지현·구교환 스타 파워 더해져
쇼박스 올 상영작 4편 연속 ‘홈런’

연상호 감독의 좀비 영화 <군체>가 지난 13일 누적 관객 수 5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21일 공개된 영화는 개봉 4주 차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장기 흥행 굳히기에 들어갔다.

좀비물인 <군체>가 관객들에게 통할지 예단하기란 어려웠다. 연 감독은 1000만 영화 <부산행>(2016)으로 K좀비물의 시작을 알렸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2019~2021)가 바통을 이어받았으나, 영화계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연 감독은 <반도>(2020)에서 좀비의 창궐로 고립된 한반도를 그리며 아포칼립스물로의 확장을 꾀했으나 누적 관객 수 381만명에 그치며 흥행에 아쉬움을 남겼다.

<군체>는 좀비 감염 사태가 벌어진 폐쇄된 빌딩에서 생명공학과 교수 ‘세정’(전지현)을 비롯한 생존자들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10년 사이 익숙해진 장르에 <군체>가 차별화를 둔 건 독창적인 설정에 있다. 영화 속 좀비는 사고 능력을 잃어버려 무작정 소리 나는 방향으로 달려드는 여타 좀비들과 다르다. 이들은 인공지능(AI)처럼 집단으로 사고하고 진화한다. 감염시켜야 할 대상에 관한 정보를 ‘업데이트’할 때, 개체는 동시에 머리를 치켜든 채 멈춘다. 설정뿐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새로운 좀비의 모습이 관객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이끌었다.

이러한 설정은 ‘개별성이 없는 AI’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AI라는 현시대 화두가 투영된 영화를 시차 없이 볼 수 있는 건 작품을 빠르게 진행하는 연 감독의 추진력 덕분이다. 연 감독은 충무로에서 알아주는 다작 감독으로, 지난해에만 극장 영화 <얼굴>과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두 편으로 관객을 만났다. <군체>의 인물 캐릭터의 입체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동시대적이며 독창적인 좀비 콘셉트를 보는 재미가 스토리의 아쉬움을 상쇄했다.

진화한 그들, 다시 무주공산 질주

1600만명을 동원한 올 상반기 히트작 <왕과 사는 남자>가 입소문이 뒤늦게 퍼지며 뒷심을 보였다면, <군체>는 개봉 후 단기간에 관객을 끌어들였다. 100만·200만·300만·400만 관객까지는 올해 개봉작 중 최단 기록을 연달아 경신했다. 500만 관객 달성은 개봉 24일 만으로, <왕과 사는 남자>(18일)보다 엿새 늦었다.

<군체>가 초반부터 안정적으로 관객을 모을 수 있었던 데에는 지난달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돼 관련 일정을 소화하는 감독·배우들의 모습이 노출된 직후 국내에서 개봉한 영향도 있다. ‘스타 파워’도 한몫했다. 끊임없는 작품 활동만큼 유튜브 등에서 활발한 홍보 활동 참여로 대중에게 친숙한 연 감독,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전지현, JTBC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서의 호연으로 화제의 중심에 선 배우 구교환 등이 각각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한국 영화가 많지 않은 비수기에 개봉한 이점도 누렸다. 개봉 직후 부처님오신날을 낀 주말(지난달 22~25일)에만 180만여명이, 지난 3일 지방선거 휴일에는 33만여명이 작품을 관람했다. 지난달 정부가 지급한 영화 할인쿠폰도 흥행에 가속도를 붙였다. 지난 3일 한국 영화 <와일드 씽>의 개봉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디스클로저 데이> 개봉일이던 지난 10일 하루 박스오피스 2위로 내려섰던 것을 빼면 개봉일부터 16일까지 내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군체>의 제공·배급사 쇼박스는 2026년 영화계의 이른 승자가 됐다. 지난해 12월31일 개봉한 멜로 영화 <만약에 우리>(김도영 감독·260만명)를 시작으로 사극 <왕과 사는 남자>(장항준 감독·1689만명), 공포 영화 <살목지>(이상민 감독·324만명)에 이어 <군체>(527만명·손익분기점 300만명)까지 영화 4편이 연달아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조수빈 쇼박스 홍보팀장은 “멜로·사극·콘셉트 있는 공포물 등 극장에서 큰 흥행을 하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장르들로 사랑받았다는 것이 고무적”이라며 “이야기가 좋으면 장르 관계없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느낀 상반기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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