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뒤 상방 압력 추정치…“이례적 임금 쏠림에 상승폭 더 클 수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같이 대규모 성과급을 주는 사업체가 늘어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5%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한국은행이 분석했다. 다수 기업의 임금이 전반적으로 오를 때보다 일부 기업의 임금이 이례적으로 높을 때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한은은 17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큰 금액의 특별급여(성과급)가 일부 사업체에 집중돼 지급되는 경우 물가 상방압력이 유의하게 커진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업계 상위 1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사업체의 비중이 늘어나면 소비자물가는 5개월 뒤 0.05%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 사업체가 고르게 성과급을 올리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만, 큰 액수의 성과급이 일부 업종에 집중되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올해 1분기의 경우 전체 산업의 명목임금이 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했는데, 그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 부문 성과급의 기여도가 1.3%포인트였다. IT 부문 성과급이 전년 대비 60.6% 많아진 반면, 다른 부문 임금 상승률은 2.1%에 그쳤다.
한은은 특정 업종의 임금 수준이 크게 높아지면, 관련 업계에서 숙련된 인력을 확보하는 비용이 커지고, 다른 산업에서도 이를 임금 협상의 기준으로 삼아 임금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또 소득이 늘어난 근로자들이 소비를 늘리면서 서비스업의 임금 상승도 유발한다고 했다. 이동렬 한은 조사국장은 “0.05%포인트 상승은 과거 데이터로 추정한 값인데 이번에는 (성과급 쏠림이) 이례적이라 (상승 폭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현송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소비자물가는 앞으로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의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유가 영향이 에너지뿐 아니라 여타 다른 품목으로도 파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오는 7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팽배하다.신 총재는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에 관해선 “빅스텝 얘기가 나올 당시엔 시장이 좀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오늘하고는 좀 대조적”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