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5월30일 (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국방부) 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의회의 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의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 초안을 마련해 본회의에 제출했다. 내년 3월1일부터 2030년까지 90일마다 국방장관이 전작권 전환 계획 이행을 위한 한미 로드맵 보고서를 소관 상임위에 제출하도록 한 것이다. 보고서에는 미 태평양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이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군사적 조건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도 포함된다. 지난해 NDAA는 전작권 전환이 전작권 전환이 ‘양측이 합의한 계획에서 벗어나는 방식으로’ 이뤄질 때만 이러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했으나 이 대목을 삭제했다.
미 의회가 전작권 환수 절차를 까다롭게 하려는 것은 양국 정치 지도자 간의 합의만으로 전작권 전환이 이뤄지는 것에 의회가 제동을 걸겠다는 의미다. 의회의 통제 움직임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4월 전작권 전환에 대해 “정치적 편의주의가 조건을 앞서면 안 된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대중국 견제를 위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한국에서 미군이 보유한 작전권을 한국에 섣불리 내줄 수 없다는 인식이 미 군부는 물론 정치권에도 만만치 않게 형성돼 있음을 보여준다. 국방수권법은 국방예산 집행에 관한 법안으로 이 법에 규정된 절차를 충족하지 못하면 전작권 전환과 관련한 예산 집행이 막힐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전작권의 조기 환수를 추진하는 것은 미국이 주한미군의 주된 역할을 한국 방어에서 중국 견제로 바꾸려 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주한미군 기지는 대중국 발진기지가 되면서 한국이 미·중 충돌에 연루될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미·이란 전쟁에서 미군기지가 있는 중동국가들이 이란의 보복 공격을 받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미군이 전작권을 계속 보유하는 것 자체가 한국의 주요한 안보 위협이 된다. 전작권 환수는 당위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의 문제인 것이다.
한국 정부는 올해 전작권 전환의 구체적 시기를 특정해 양국 정상에게 보고하고, 내년에 전작권 환수를 매듭지을 방침이다. 한국군은 최고 수준의 군사력과 고도화된 방산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한·미 연합 훈련을 통해 실전 능력도 검증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내일 전작권이 전환돼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 것도 이런 자신감의 표출이다.
그러나 미국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양국 정부간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환수와 관련한 예산 집행이 동결돼 중대한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 정부는 미국 행정부 및 군 당국과의 실무 협의는 물론 의회와도 소통을 강화해 전작권 환수를 관철시켜야 한다. 미국이 이런저런 이유를 달며 전작권 환수의 ‘문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정부가 방치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