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비서실장이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성기홍 홍보소통수석비서관, 한찬식 민정수석비서관, 강 비서실장, 김경자 사회수석비서관, 강건작 국가안보실 제1차장, 송기호 국가안보실 제3차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참모진 5명을 교체했다. 홍보소통수석에 성기홍 전 연합뉴스 사장을, 민정수석에 한찬식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사회수석에 김경자 우석대 객원교수를 임명했다. 국가안보실 1차장에는 강건작 미래국방전략위원회 위원이, 3차장에는 송기호 청와대 경제안보비서관이 발탁됐다. 추후 발표 예정인 AI미래기획수석을 포함하면 수석급 12자리 중 6자리가 바뀌게 된다. 이재명 정부 2기 청와대 진용이 짜여진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민정수석 인선이다. 한 신임 민정수석은 대검 대변인, 검사장을 지냈다. 서울동부지검장 재직 때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했다. 오광수·봉욱 전 수석에 이어 한 수석까지, 현 정부 민정수석 3명이 모두 검찰 출신이다. 김앤장 변호사 출신 민정수석도 봉 전 수석에 이어 두 번째다. 검찰 내부 사정에 밝고 법조계 주류와 원활히 소통할 수 있다는 건 장점일 수 있다. 하지만 비슷한 색채를 가진 봉 전 수석이 개혁성을 의심받고 검찰개혁 국면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던 걸 생각하면 한 수석을 두고도 우려되는 면이 없지 않다.
더구나 검찰 보완수사권 부여 여부가 핵심인 형사소송법 개정을 앞두고 있어 당·청 간 소통과 조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 대통령은 공소청으로 바뀔 검찰이 제한적으로 보완수사권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고, 여당 대표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주장한다. 이 대통령이 검찰개혁 입법은 국회 몫이라고 정리하기는 했으나, 이 문제를 둘러싸고 당·청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질서 있는 논의를 통해 최적의 검찰개혁안이 도출되도록 당·정·청 조정 역할을 원활히 하는 게 한 수석의 가장 큰 과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국의 뇌관이 될 수 있는 공소취소 문제와 관련해서도 법조계를 비롯한 시중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해 이 대통령의 올바른 의사결정을 도와야 한다. 성 홍보소통수석도 국민과 대통령 사이 벽이 없도록 제 소임을 다해야 한다. 때로 필요하면 직언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재명 정부 2기 청와대가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당장 6·3 지방선거 이후 국정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집권 1년차에 개혁과 민생의 화두를 던졌다면 이제는 국정 전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을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국민이 저에게, 이 정권에 주는 경고”라며 “더 낮은 자세로, 더 겸손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이 정답이다. 지방선거 민심을 받들어 심기일전하고 국정을 쇄신하는 게 지금 청와대가 해야 할 일이다. 청와대 참모들부터 비상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