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취약 차주 대출액 비중 59%
고령층 다수…경기 부진 때 ‘뇌관’
한은 “대출 부실 확대 유의해야”
부동산 임대업자 10명 중 2명이 임대소득으로 이자도 감당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임대업자 중 상당수가 고령층이어서 경기 부진 시 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의 ‘자영업 구조 변화에 따른 리스크 점검 및 대응방향’을 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대출 이자 대비 임대소득(RTI)이 1.5배가 안 되는 부동산 임대업자 비율이 18.7%였다. 대출 이자만 월 100만원인데, 월소득이 150만원도 안 된다는 의미다.
이들이 은행 등에서 빌린 대출액은 전체 부동산 임대사업자대출의 59%를 차지했다.
2021년 1분기 RTI가 1.5배 미만인 부동산 임대업자 비율은 7.1%였고, 이들의 대출액 비율은 36.6%였다. 5년 사이 대출 위험도가 크게 높아진 것이다.
부동산 임대업자 대출 연체율도 2021년 1분기 0.25%에서 올해 1분기 0.81%로 3배 이상 높아졌다. 같은 기간 RTI 평균은 4.7배에서 2.4배로 떨어졌다.
부동산업 개인사업자는 박근혜·문재인 정부로 이어진 임대업 장려 정책 속에 2015년 152만1000명에서 2024년 252만4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이들의 국내 은행 개인사업자대출도 2배 이상(70조3000억원→163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이들은 고령층이 다수여서 위기 시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올해 4월 기준으로 60대 이상 고령층 자영업자 중 부동산업 비중은 39.4%에 달했다. 30대 이하는 9.2%, 40대 18.6%, 50대는 26.9%였다.
부동산업 종사자 중 대다수(93.8%·2024년 말 기준 252만명 중 237만명)는 부동산 임대사업자다.
한은은 “부동산 임대업이 낮은 생산성에도 불구하고 대출이 집중돼 자영업 부문 자금 배분의 효율성이 저하됐다”며 “상업용 부동산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경우 관련 대출의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부동산 임대사업자대출을 시행할 때 적용하는 RTI 조건(규제 지역 1.5배 이상, 비규제 지역 1.25배 이상)을 대출 연장 심사 때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이번 보고서에서 오른 집값과 주식 상승세, 금리 인상과 빚투(빚내서 투자) 등에 경고음을 냈다.
한은은 “금융·외환 시장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재확대, 레버리지를 활용한 자산 투자 증가 등에 따른 금융 불균형 가능성, 금리 상승 등 금융 여건 변화에 따른 취약 부문 부실 확대 우려 등이 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에 따르면 금융시스템의 단기 안정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지난 5월 17.2로, 작년 12월(16.3)보다 상승해 주의 단계(12 이상)를 벗어나지 못했다.
중장기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도 올해 1분기 46.0으로, 장기 평균(2008년 이후 45.7)을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