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검찰개혁 관련 현안 브리핑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5일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기본 입장으로 정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긴급 브리핑에서 “정부에서 논의하고 청취한 의견을 감안해 보완수사권 폐지를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며 “정부의 기본 입장을 당에 전달하고 별도 입법안을 제시하기보다 국회의 논의와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기본 방침만 여당에 전달하고 입법은 국회 재량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보완수사권 문제와 관련해 “국회로 넘겨서 논의를 해보고 정부 입장을 어느 쪽으로 고집하지 말면 좋겠다”며 “김 총리가 국회의 의견에 따르는 쪽으로 정리하는 거 아닌가 싶다”고 했다. 정부 입장을 정하지 않고 국회에 넘긴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김 총리는 이날 구체적인 제도 설계는 국회 몫이라면서도 정부의 기본 입장은 보완수사권 폐지라고 못 박았다. 이 문제가 여당 당권 경쟁의 최대 쟁점이자 당·청 갈등 소재로 비화하고, 보완수사권 폐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정부를 두고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비판이 커지자 서둘러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에선 보완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당대표 연임에 도전하는 정청래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지금 당장!”이라고 썼다. 또 다른 유력 당권 주자인 김 총리는 “저는 보완수사권이 폐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고 했다. 여기에 정부까지 보완수사권 폐지를 기본 방침으로 정했으니 이 방향대로 입법이 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윤석열 정권은 검찰수사권 축소법을 검찰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으로 무력화한 전례가 있다. 이를 보더라도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조금이라도 남겨두면 정권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이해할 만하다.
동시에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일절 주지 않을 경우 경찰의 부실수사를 방치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간과할 수 없다. 부실수사의 피해자는 국민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후 경찰의 사건 처리 지연이나 검경의 ‘사건 핑퐁’이 논란이 된 터다. 보완수사권을 없애면 이런 일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는 매우 현실적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가 지난 9일 “보완수사는 제한적으로나마 필요하다”는 입장문을 낸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범죄대응 역량을 떨어뜨리지 않고 제도 개편에 따른 혼란도 최소화한 정밀한 검찰개혁이라야 다수 국민의 박수를 받고 되돌릴 수 없이 현실에 착근할 수 있다. 여당은 수사·기소 분리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검사에게 극히 제한적으로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을 실질화하는 방안 등을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고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